친박(친박근혜) 진영은 10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청와대 회동 내용이 전해지자 "이러려면 왜 만나자고 했느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확실한 돌파구 마련을 기대했던 복당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데다, 박 전 대표가 일관되게 주장해 온 `일괄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현격한 의견차만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복당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없고 7월 전대 이전까지는 당에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긴 하겠지만,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극단으로 치달은 시점에서 전격 회동이 제안됐음에도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무 성과없는 회동이었다는 평가인 것.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등 떼밀려 억지로 만난 것 아니냐", "또 당했다", "옆집 강아지한테도 이렇게는 안한다"는 등 격렬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당장 박 전 대표도 회동 직후 "왜 만나자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불편한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한마디로 화가 난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핵심 측근은 "뭐하러 만났나 싶다.

관계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회동이었다"면서 "고작 이 정도를 갖고 전격 회담을 제의했느냐. 무엇 때문에 만나자고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측근은 "당분간은 이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볼 뿐이지만, 현재 입장이라면 특별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만약 그렇다면 자꾸 어려운 국면으로 가는 것"이라며 "요새 쇠고기 문제로 국면이 어려우니까 박 전 대표를 한번 불러 사진이나 찍고 모양만 갖추고, 화초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측근도 "복당 문제는 확실히 매듭을 지었어야 했다"면서 국민은 새로 시작하는 모습을 기대했을 텐데 그런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것이고, 이 대통령에게 그 타격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