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10일 회동 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한나라당 내 친이 주류측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이뤄진 첫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분이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1시간 50분간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면서 "진지하고 격의 없는 대화가 이뤄졌다.

박 전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을 진솔하게 한 것 같으며, 이 대통령은 답변할 수 있는 것을 성의있게 진정성을 갖고 응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이 기탄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함으로써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일부 다른 의견이 있었지만 박 대표가 국정의 협조자로서 의지를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친박인사 일괄복당 문제에 대해 이견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참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회동은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두루두루 논의하는 자리로 특정 안건에 대해 합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고, 다른 참모는 "상황을 좀 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복당 문제는 어디까지 당에서 알아서 할 일로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복당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으나 당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밝힌 것 이상의 언급을 하기는 힘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 내 친이 주류측도 비슷한 기류를 보였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한 의원은 "그동안 대화가 없다가 의사소통 기회를 가진 것 아니냐. 이번 회동의 의미는 의사소통 기회를 다시 가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당직자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하루 아침에 100일 넘게 쌓였던 것이 바로 해결되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복당 문제의 논의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유보됐던 최고위원회의 논의도 다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고위 관계자는 복당 문제의 조기 결론 가능성에 대해 "아무래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 논의를 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친이측 핵심 의원도 "정무수석 등이 대통령의 말씀을 받아서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괄복당 문제에 대해 이견을 빚은 때문인지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강재섭 대표 역시 이날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끊고 회동 결과 등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안용수 기자 sims@yna.co.kr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