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핵심인사 "당내 결속 다지는 자리될 것"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는다.

이 대통령의 초청 형식이다.

이 대통령은 `4.9 총선'이 끝나고 10여일 후에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회동이 보름여를 끌다 성사되는 셈이다.

양자 간 회동은 딱히 의제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회동은 `광우병 괴담'으로 인해 여권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원내 과반을 조금 넘는 의석을 획득한 한나라당의 국회 입지를 감안할 경우 당내 분열은 국정 주도의 결정적인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회동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결속을 다지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정에 비춰, 당내 최대 현안인 친박 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의 복당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가 이들의 복당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드릴 말을 다 드렸고, 당의 공식 결정이 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그러나 무한정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못박았다.

탈당이나 전당대회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결론이 나면 그 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밝혔다.

복당 문제가 조기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극단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일각에서 박 전 대표를 끌어안지 않고는 18대 국회의 여대야소 지형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에서 보듯 박 전 대표를 포용하지 않을 경우 여권이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이계 핵심의원은 "당직이나 라인업을 짤 때 박 전 대표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좋지 않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양측간 인식에 따라 복당 여부를 놓고 심도 있고 전향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고 있는 박희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당밖 친박 당선자들 간에) 교섭단체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복당에 큰 걸림돌은 안될 것"이라며 "좀 빠른 진행이 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의원은 "(두 사람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서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측 간에 복당을 놓고 의견을 접근시키더라도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서는 이견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친박 연대를 포함한 일괄 복당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대통령은 친박 무소속 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선별 복당론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복당이라는 큰 틀의 합의와는 별개로 갈등의 소지는 남을 수 밖에 없다.

여권내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제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으나 박 전 대표측은 일단 부정적인 입장이 우세하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대표직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를 수용할 지는 불확실하며, 사견으로는 박 전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당 운영의 독립성과 권한 등을 보장할 경우 대표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김경희 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