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권도전 카드로 응수하나
한나라 최고위 '親朴복당' 놓고 격론 끝에 결론 못내

3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외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가 공식 거론됐다.

박 전 대표가 지난 25일 "7월 당권 도전을 위한 전당대회에 불출마할 테니 복당 문제는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공식 결론을 내달라"고 요구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복당 문제는 안건으로 올려져 의결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시간을 갖고 두고 보자"는 쪽으로 결국 의견이 모아졌으나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공론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공방전에 불을 지핀 것은 정형근,김학원 최고위원이었다.

친박계인 김 최고위원은 "평당원이 얘기해도 귀담아 듣고 논의해야 하는데 직전 당 대표였고,유력한 당의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전대 출마까지 걸고 논의해 달라는데 최고위에서 묵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최고위에서 복당의 타당성을 신중히 검토,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옳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친이계로 공천 탈락했던 정 최고위원도 "친박 인사들의 탈당은 잘못된 공천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면서 "친박연대든 무소속이든 잘못된 공천으로 인한 분들은 선별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

억울하게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에 한해서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공개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요구에 묵묵부답이었던 강재섭 대표를 겨냥해 "성의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 대표는 "국민이 만들어 준 판세를 재조정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고 기존의 복당 불허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기본적으로 공천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친박연대 등이 나와서 우리 당 공천자들도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곳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복당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복당이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리면 박 전 대표를 무시하는 걸로 비쳐질 수 있고 반대로 복당을 허용하면 친박 후보들과 맞붙어 떨어진 낙선 후보들의 불만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복당 문제는 현 지도부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이런 상황과 복당 문제가 상정되더라도 친이계가 압도적으로 많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부결되리라는 점을 꿰뚫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승부수는 뭘까.

핍박받는 모습을 최대한 유도해 이명박 대통령을 흠집내고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서기 위해서거나,최악의 경우 탈당이라는 카드를 던지기 위해 차곡차곡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