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논의 여부로 `전선' 구체화

친박 탈당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공방이 제2라운드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7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시사하며 복당을 강하게 요구한 박근혜 전 대표가 29일 `임기동안 복당은 없다'는 강재섭 대표를 강하게 비난하며 "복당문제를 최고위에서 공식 결정해달라"며 당의 공식 논의를 재차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무대응'으로 장기전 조짐을 보이던 복당 논란은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 결정 여부를 둘러싼 `전선'으로 보다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가 이날 다시 포문을 연 것은 전날 강 대표의 복당 관련 발언이 계기가 됐다.

강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태에서 최고위에서 복당을 논의할 경우 `반대 결론'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와 같은 공식 기구 결정이 아니라 당 대표의 견해로서 `복당 불가' 주장을 제기하는 것이 7월 전대를 통해 선출될 새 지도부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최고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대표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는 말로 곧바로 응수했다.

박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놓은 당 공식기구에서의 복당 논의 요구를 강 대표가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고 "왜 공당 대표가 자꾸 이렇게 개인적인, 사적인 얘기를 하느냐"면서 "한나라당은 사당이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얘기했듯이 이건 최고위 회의에서 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라면서 "강 대표가 (최고위 논의시) 거부될 가능성이 많다는 말을 했는데 그건 강 대표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당의 공식 논의를 거듭 요구하면서 "공식적으로 결론이 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제가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당이 공식적인 논의만 시작한다면 결론이 설사 `반대'로 나오더라도 더 이상 복당 문제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이런 언급은 최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자체조사 결과가 시사하듯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 압도적으로 높은 복당 허용 여론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탓일 수도 있고, 복당 논란의 1차 정리 후 그 결과에 따라 전대 등 향후 정국구상에 나서겠다는 뜻이 반영된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날 통화에서 복당과 전대는 관련이 없다는 강 대표의 전날 언급과 관련, "제가 전대에 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복당이 전대에) 영향도 없는데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지 않느냐"면서 "무슨 이유로 저렇게 하느냐"고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강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복당과 전당대회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면서 "설사 친박 당선자들이 전대 전 복당을 하더라도 자동으로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당대회 표에 영향을 미치고 하는 것은 별로 없다.

있다면 복당한 사람 한 표가 늘어나는 정도 뿐"이라고 거듭 친박 복당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복당문제에 대한 공식 논의 요구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에는 오히려 나보다 더 복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표결을 하면 복당 반대로 나올 수 있다"면서 "어떤 사람은 `영원히 복당을 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거부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최고위 당론으로 `복당 불가' 입장을 정리한다면 새로운 당 지도부가 들어선 후에 설사 복당 허용쪽으로 선회하려 하더라도 기존 당론이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공적 절차보다는 내가 당 대표로서 `내가 대표로 있는 동안 복당은 안된다'고 하는 것이 새 당 지도부가 복당 문제에 대한 판단을 새롭게 하려 할 때 부담이 적을 것"이라면서 "선거 끝나자마자 금세 내가 복당을 허용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당장 야당이 반발할 텐데 지금 복당을 허용하는 것은 섶을 안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