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와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당의 정책 노선을 놓고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른 데다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놓고도 당 안팎에서 뒷말이 많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당의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해 당내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의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서 그의 입지가 극도로 좁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문제로 통과 입장인 손 대표는 벽에 부딪친 상태다.

손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는 최근 이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손 대표는 "과거와 신민족주의에 기반해 한ㆍ미 FTA를 반대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김 원내대표는 "FTA 체결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상천 공동대표, 최인기 정책위 의장 등 다른 최고위원들도 김 원내대표와 보조를 같이하고 있다.

자신의 거취도 고민거리다.

손 대표는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에서 그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믿는 인사는 많지 않다.

오히려 우호세력을 바탕으로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손 대표가 특정 인사를 차기 당 대표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전대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당 대표를 계속 맡아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손 대표 측은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을 지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하지만,당 안팎에서는 원내 입성에 실패해 향후 정치적으로 재기 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손 대표가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