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새정부 출범 이후 당분간 청와대 비서진의 공식적인 보좌 없이 외형상 '섀도 청와대'를 꾸려나가는 비상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섀도 청와대'란 참모진이 정식 임명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할 수 없는 상황을 일컫는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들어가 있는 '청와대 비서실 직제 개편안'이 국회에서 조기에 처리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법 통과가 안되면 구법에 따라 청와대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점이 이 당선인 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당장 과거 직제에 없는 경제수석과 정무수석은 임명할 수 없다.

이에따라 유우익 대통령실장 및 청와대 수석 후보자들은 비공식적으로 당선인을 보좌할 수밖에 없는 '섀도 참모진'이 되어야 할 판이다. 이때 참모진의 비공식 활동은 각종 문제를 양산하게 된다.인수위는 현행 '3실 8수석'을 '1실 7수석' 체제로 정비하면서 경호실을 단일화된 대통령실 안으로 끌어들였다.

현재는 경호실이 독립된 법에따라 별도의 기관이지만 장관급인 대통령실장의 지휘를 받게되는 구조가 된다. 그러나 직제개편안이 조기에 통과되지 않으면 이 같은 차기 정부의 청와대 운영 방침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즉 경호실의 위상을 축소하려는 당선인 측의 구상이 제대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바뀐 직제에 따라 대통령실장 직속인 인사비서관(1급)은 기존 인사수석비서관(차관급)의 독립지위로 각종 인사를 관리해야 하고,부활한 정무.경제수석 두 파트는 아예 공식업무를 할 수 없다.당선인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비서진이 대외적으로 드러내놓고 대통령을 보좌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