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을 일주일여 앞두고 소위 권력기관이라고 불리는 '빅4' 수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빅4'란 국정원장,검찰총장,감사원장,국세청장을 일컫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선 김만복 원장의 사퇴로 공석인 국정원장과 더불어 감사원장 교체 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반면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은 18일 기자와 만나 "국정원장은 금명간 발표하고 나머지 인선은 취임 직후 검토할 것"이라며 일부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금명간 내정될 국정원장 후보는 현재 김종빈 전 검찰총장과 김성호 전 법무장관,두 사람으로 압축됐다. 인수위 측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이 당초 1순위로 거론됐으나 최근 김 전 총장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고 말했다.

조각 후폭풍으로 기류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예컨대 김경한 전 법무차관(경북 안동)이 초대 법무장관에 내정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이종찬·경남 고성),경찰청장(어청수·경남 진양)으로 이어지는 사정 라인이 영남 일색이 된 탓이다.

여기다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임채진 검찰총장마저 영남 출신(경남 남해)으로 '지역 편중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인의 한 측근은 "이 당선인이 그 소리(지역 편중 인사)만 들으면 머리를 설레설레 흔든다"며 "지역 안배가 1차 인선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 경우 김종빈 전 총장(전남 여수)이 대안으로 급부상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감사원장의 경우 전윤철 원장의 임기(정년 퇴임)가 내년 6월까지이지만 당선인 측에선 남은 임기를 지켜줘야 한다는 신중론과 자진 사퇴할 경우에 대비해 인선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는 강경론 등 상반된 기류가 감지된다.교체시 서울.수도권 인사를 우선 배치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임채진 검찰총장과 한상률 국세청장은 그대로 둘 가능성이 높다.임 총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임명돼 임기 2년이 대부분 남아 있는 데다 이 당선인의 'BBK 의혹'을 검찰이 모두 무혐의 처리하는 등 딱히 교체할 이유가 없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한 청장은 전군표 전 청장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후 국세청 쇄신 작업을 비교적 무난히 펼치고 있어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