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가운데,캠프들마다 다양한 이색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수돗물을 병에 넣어 판매하겠다''명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겠다'는 등 톡톡 튀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수돗물을 병에 넣어 판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의 환경공약을 제시했다.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가 공약을 제시한 이후 일반 시민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지만 정수기 업체나 생수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이 후보가 집권할 경우 '먹는 수돗물 공약'을 국가정책으로 채택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2025 드림스페이스 프로젝트' 공약도 흥미롭다.

미국의 NASA와 같은 항공우주청을 만들어 2025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띄우겠다는 계획인데,정 후보는 "한반도에서 땅을 파는 대신 우주를 무대로 신사업을 펼치자"고 주장했다.

다분히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겨냥한 색채가 짙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학교를 영어공용지역으로 선포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다문화 한국사회 구축을 위해 집권시 '이민청'을 설립,외국인 이주자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의 경우 '직종별로 출퇴근 시간을 달리해 교통 혼잡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권영길 민노당 후보는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비롯해 중ㆍ고교생 두발 자유화,대학등록금 카드 납부,장기체불임금 국가선지급제도 실시,어린이놀이터 6개월 단위 교체,베이비박스 의무공급 등 기발한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걸었다.

군소 후보 중에서 허경영 경제공화당 후보는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옮기고 암행어사 제도를 봉황패라는 이름으로 부활시키는 한편 한라산 백록담을 인공호수로 만들어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 시대를 견인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