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살리는 대통령 해보겠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16일 동대문 평화시장을 찾는 것으로 본선 후보로 첫 발을 내디뎠다.

평화시장은 정 후보가 20대 시절 어머니가 삯바느질해 만든 바지를 내다 팔던 `삶의 터전'이란게 후보측 설명.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서민 대통령'을 모토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4년1월 전대에서 당 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첫 행선지로 남대문 시장을 택했던 것과 `오버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 후보는 10여명의 의원들과 이날 오전 5시30분께 평화시장내 통일상가 새벽시장을 찾아 30년전 자신이 바지를 납품했던 상인들과 해후, 잠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 후보는 송도순(72)씨를 만나 "사장님 덕분에 어머니와 제가 먹고 살았다.

서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송씨는 "계단에서 수금하기 위해 기다리던 모습이 선하다.

그 때는 이렇게 (후보가) 될 줄 몰랐는데.."라고 회고했다.

정 후보는 이어 상인연합회, 아트플라자 등을 돌며 영세상인들의 고충을 들은 뒤 "후보가 되면 먹고 살았던 터전인 평화시장에 와서 다짐하고 싶었다"며 "서민에게 돈이 돌게 하고 시장 장사 잘되고, 택시기사들이 힘낼 수 있도록 하겠다.

서민경제, 서민 가정 지킴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한 상인협의회 관계자로부터 "대통령이 되려면 귀공자 같아선 안 되는 데 귀공자 같다"라는 `뼈있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정 후보는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 뒤 오충일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국립현충원 참배, 4.19 민주묘지 참배 등의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 영령들께 보답하겠다", "'4월정신'을 계승해 차별없는 성장, 가족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썼다.

정 후보는 17일에는 개성공단으로 직행,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경제와 평화라는 양대 축에서 이 후보와 확실한 전선을 형성, 경쟁우위를 살려나감으로써 지지율 제고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이 후보의 경제정책을 강자만을 위한 `정글 자본주의'로 규정, `유착.부패.로비.특권경제' 대 `차별없는 성장, 낙오자 없는 세계화, 가족이 행복한 나라'의 대립구도를 통해 `이명박 경제'의 허구성을 부각시킬 태세이다.

또한 대북정책과 관련, 개성공단의 추진력을 기반으로 한 평화기조 대 대결주의의 구도를 살려 `개성 동영'대 `운하 명박'의 이미지를 대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정 후보는 오는 19일 후보 확정 후 첫 `지방투어' 일정으로 범여권의 불모지이자 이번 경선에서 예상외의 승리를 안겨다 준 부산을 방문하는데 이어 21일에는 호남을 찾는 등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역주의 구도 타파를 강조할 예정이다.

당초 16일 오후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 예방은 김 전 대통령이 "일정이 바쁠텐데 여유있게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입장을 보여 주말인 20일로 연기됐다는 후문이다.

민병두 전략기획위원장은 "리더십, 이미지 면에서도 정 후보의 열린 자세, 소통이 이 후보의 오만함, 경박함을 능가한다"며 "민주 대 반민주, 개혁 대 반개혁 전선으로 치러진 지난 두 번의 대선에 이어 이번에는 경제, 평화 전선이 형성됐는데 과거퇴행적 대결주의를 상징하는 이 후보와 두 전선 모두 정면승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광빈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