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그룹 45명 오늘 저녁 워크숍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내부가 복잡한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대통합을 향해 `행동'을 같이하자는 원칙론엔 이견이 없지만 핵심 쟁점인 `열린우리당 배제론'을 둘러싼 갈등 기류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우리당의 통합대상 인정 여부를 떠나 `친노(親盧)세력 동승론'과 통합의 밑그림을 둘러싼 근본적 입장차와 직결돼있어 자칫 격렬한 내부 노선투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탈당그룹 소속 의원 45명은 20일 저녁 워크숍을 갖고 통합의 경로와 방법론을 놓고 의견조율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우리당 배제론을 둘러싼 이견으로 접점도출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우리당 지도부와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초.재선 그룹과 문희상 의원 등은 우리당을 제외한 대통합 추진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반면, 정대철.문학진 그룹과 이강래 전병헌 노웅래 정장선 의원 등은 우리당을 당 대 당의 통합대상으로 인정할 경우 `도로 우리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탈당그룹 내에서는 우리당 의원들이 당적을 유지한 채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안이 절충안으로 제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우리당의 대표성을 인정하지는 않되, 개별 의원들에게는 `문호'를 열어주자는 취지다.

문학진 의원은 이날 워크숍에서 당적을 불문하고 개인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통합추진체를 구성하는 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그룹 내부가 배제론을 놓고 찬반양론으로 팽팽히 갈려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일단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초.재선 그룹의 우상호 의원은 "우리도 가능한 한 입장을 맞춰서 공동행보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도 "협상 자체를 배제하려는 태도는 굉장히 옳지 않다"며 "배제론을 이슈화해서 협상을 거부하는 것도 명분과 논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생정치모임의 정성호 의원도 "결국 지금 함께 갈 거냐, 나중에 갈 것이냐의 문제일 뿐이고 결국에는 함께 가자는 것 아니냐"며 "오늘 워크숍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어렵사리 마련된 논의의 장(場)을 거부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을 뿐더러 탈당그룹 마저 내부 분열상을 보일 경우에 비난여론이 쏟아질 것이란 상황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의종군하고 있는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이 탈당그룹 내부의 결속을 꾀하는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나와 "현재 최대의 장애는 배제론"이라며 "배제론을 통해 소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분이 있는데 이건 필패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의원과 탈당그룹의 김근태 전의장, 문학진 이강래 전병헌 이종걸 김낙순 의원이 이날 오전 회동해 워크숍에 앞서 사전 의견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탈당파가 이 같은 절충안을 마련하더라도 `중도통합협상회의'를 제안한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이를 수용할 지는 불투명하다.

우리당 당적을 포기하고 협상에 참여하라는 게 양당의 일관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당적을 유지해 협상회의에 참여한다는 것은 당 대 당과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탈당파들의 요구로 제3지대에서 협상의 장까지 마련한 상황인데, 오늘 워크숍에서 또다른 분열의 결정을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탈당그룹이 이날 워크숍에서 일정한 합의점을 도출하더라도 이는 `봉합'의 의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의 경로와 방법을 둘러싼 시각차가 워낙 큰 탓에 추후 통합논의과정에서 결국 친노 대 비노구도로 갈리면서 제갈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과 신당이 27일 합당을 통해 `개문발차'를 하고 일부 의원들이 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탈당그룹의 분화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탈당그룹 소속 우원식 이목희 의원은 이날 시민사회진영의 민주평화국민회의 관계자들과 만나 22일 국민경선추진모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