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세론' vs `박근혜 대망론'

朴 "아버지 시대 고통받은 분들께 죄송" 사과
李 "`아니면말고'식 폭로 식구끼리 할 짓인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박근혜(朴槿惠) 두 유력 대선주자가 11일 제17대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당내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탈당해 대선 본선에 출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등록 순간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셈이다.

이로써 한나라당과 두 주자 지지세력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분열.경선불복 가능성은 이날을 기해 사실상 소멸됐다.

아직 경선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오는 8월19일(토요일) 투표를 하고 20일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두 주자간 퇴로 없는 근 70일간의 대혈전의 막이 오른 것이다.

대선을 불과 6개월여 앞두고 같은 당 두 주자의 지지율 합이 60%를 넘나들고 있고, 당 지지율은 50% 안팎에 이르는데다 범여권의 유력주자가 명확치 않은 전례 없이 `일방적 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 대선정국에서 한나라당 후보 경선은 곧 본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미래권력'인 차기 대통령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는 것이 양측의 계산이다.

배수진을 친 한판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명박 대세론이냐', `박근혜 대망론이냐.' 지난해 10월 이후 근 8개월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서울시장과 견고한 20%대의 지지율로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박 전 대표 가운데 누가 승자가 될지는 예측 불허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주자간 지지율 차는 9-15% 가량으로 이 전 시장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검증 공방을 거치면서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23만 1천600여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당심'의 반영비율이 50%에 이른다.

경선 판도의 최대 변수는 최근 `이명박 재산검증'으로 촉발된 검증 공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측은 `6.7월 검증 총공세'를 통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내달 10-12일 열리는 후보 검증청문회까지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고, 이 전 시장측은 `네거티브 정면돌파'와 당심 파고들기로 대세론을 굳혀 가겠다는 전략이다.

박 전 대표는 후보등록 직후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확실한 국가관과 애국심으로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 다시 한번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제 아버지 시대에 불행한 일로 희생과 고초를 겪으신 분들과 그 가족 분들에게 저는 항상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출마선언 직후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측근들은 "민주화 세력과의 화해를 위한 상징적 발걸음"이라고 했다.

이 전 시장도 오전 후보등록을 마친 뒤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미리 배포된 회견문에서 그는 "제가 경선에서 이기면 저는 다른 후보들을 아우르고 나아가 당 바깥의 모든 미래선진화 세력과 연대해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자신을 향한 비판과 관련, "민주주의와 야당에 대한 도발적 행위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위한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라며 "결연히 단결해 정권교체 저지 기도를 막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박 전 대표측의 검증공세에 대해 "나쁜 상상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를 하면서 `없는 땅' `없는 재산'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과연 한당의 같은 식구가 할 수 있는 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의혹부풀리기와 낙인찍기는 분명 반칙이며 원칙을 깨는 행동"이라면서 "모든 검증은 당에 맡기자"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