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대선 주자 5명은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차 정책토론회에 참석,교육·복지 분야 공약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교육 분야의 경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한목소리로 '대입 자율화'를 주장했고,복지 분야에선 '빈곤의 대물림'을 막자며 경쟁적으로 지원 정책을 내놨다. 전반적으로 차별성이 없는 비슷한 정책들이 많았다. 이날 토론회는 1차 토론회 때 한반도대운하를 두고 벌어졌던 격돌에 비해 긴장감은 다소 떨어졌지만,이 전 시장이 집중 공격당하는 현상은 여전했다.

교육분야 토론의 화두는 단연 '3불(不)정책'(대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이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이견 없이 폐지 주장을 편 반면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 전 시장은 "교육부가 모든 권한을 쥐고 통제해서는 학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입시에 관한 권한을 지방과 대학에 넘기고 초·중·고등학교에도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도 대학입시의 '완전자율화'를 천명하면서 "고교평준화 문제도 16개 시·도별로 주민의 자율적 선택에 맡겨 지역 간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고교평준화 여부를 16개 시도의 주민투표에 맡기자'는 박 전 대표의 공약을 놓고는 설전을 벌였다. 이 전 시장은 "예를 들어 서울은 고교평준화로,경기도는 비평준화로 결정될 경우 평준화를 원치 않는 서울 주민이 경기도로 이사가려 할 때 금지해야 하느냐"면서 "소도시나 구 단위는 몰라도 광역 시·도에서는 주민투표로 결정해선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획일적으로 결정하자는 게 아니라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을 광역시·도에 일임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3명의 후발 주자들은 3불정책 폐지론을 비판하면서 '뼈 있는' 질문으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홍 의원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정수장학회'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정수장학회의 자산이 1조원가량 된다. 이와 관련된 의혹에서 정말로 해방되고 손 털 의향이 없느냐"고 박 전 대표에게 돌발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 전 대표가 "정책토론회와 그것은 별 관계가 없다. 어떤 답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질문을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도 국민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유념해달라"고 일침을 놓자 "정수장학회는 장학사업을 하는 공익재단이다. 교육분야 토론과 분명 관련있는 이슈"라고 반박했다.

원 의원은 "문제풀이식 본고사의 부활은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시대의 역주행'"이라고 주장했고,고 의원은 "3불정책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 옳았다"고 말했다.

부산=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