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23일부터 시작되면서 범여권 후보들의 소외감이 심화되고 있다.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1호 등록'을 하기 위해 등록 개시 첫날부터 창구에 줄을 섰고,한나라당 후보들은 4·25 재·보궐선거가 끝나는대로 등록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범여권 후보들은 어느 것도 기약하지 못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범여권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한 점이 이들을 옭아매는 족쇄다.

통합을 위해 자기 몫을 버릴 수 있는 '헌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홀로 후보등록을 감행하는 것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금 등록할 경우 상품성이 떨어진 열린우리당이나 무소속 간판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점도 껄끄러운 부분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측은 "범여권 통합의 틀이 만들어진 뒤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고,김근태 전 의장도 "통합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 측 역시 "예비후보 등록 문제를 검토한 바 없다"고 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느냐"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오는 27,28일 안국동 사무실을 여의도로 이전한 뒤 출마선언과 함께 예비후보 등록을 할 방침이고,박근혜 전 대표 측은 내달 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사람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열린우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 허경영씨와 한나라당 당적의 서상록씨,시민당 최용기씨를 비롯해 무소속 최상면,임천규,안광양,정한성,이나경,조화훈,박노일,김성부,하종극씨 등 모두 14명으로 집계됐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