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파문' 퇴진 인사 李 캠프행 눈길

한나라당 대권 라이벌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대선캠프에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초부터 두 진영간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연 출신 의원들이 각 캠프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면서 대결 구도에 흥미를 더하고 있는 것.
대선주자 캠프가 여연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것은 여연이 당의 정책방향 설정 및 선거전략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훈련된 인사들이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여연 출신 인사들의 숫자로만 비교하면 박 전 대표측이 다소 우세하다.

박 전 대표 자신이 제11대 이사장을 지낸 데다 지난해 7월까지 2년여 당 대표를 지내면서 여연의 인사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전 시장을 겨냥해 '후보검증론'을 제기했던 유승민(劉承旼) 의원은 여연의 제 5대 소장 출신으로, 박 전 대표의 최측근.
또 제 9대 소장을 역임했던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현재 경남에서, 당시 공동 부소장을 맡았던 서병수(徐秉洙),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각각 부산과 경북에서 박 전 대표를 후방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李惠薰) 의원의 경우 지난달 박 전 대표의 캠프에 당당하게 참여하겠다며 지난해 7월부터 맡은 여연 부소장직을 물러나기도 했다.

이 전 시장 진영에도 최근 여연 출신 인사들의 영입이 눈에 띄게 늘면서 캠프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제 8대 소장이었던 윤건영(尹建永) 의원이 캠프의 정책파트를 맡고 있고 당시 부소장이었던 주호영(朱豪英) 의원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윤 의원과 주 의원은 지난 2005년 4.30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사조직을 동원했다는 이른바 '문건 파문'으로 여연에서 함께 물러난 적이 있어 당시 당 대표 겸 여연 이사장이었던 박 전 대표에 대한 앙금 때문에 이 전 시장측을 택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또 당내 경선준비위원회의 이 전 시장측 대리인인 박형준(朴亨埈) 의원은 제 7대 부소장이며 '친이(親李;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진수희(陳壽姬) 의원은 여연에서 선임연구위원을 지낸 적이 있다.

제 4, 6대 여연 소장을 지내며 당내 `책사'로 이름을 날렸던 윤여준(尹汝雋) 전 의원도 이 전 시장측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