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당원 폐지와 기초당원 신설을 골자로 한 열린우리당 당헌개정안의 효력이 정지됐다.

법원이 19일 당 사수파가 제기한 당헌 개정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신당에 반대해온 사수파의 입지가 강화된 반면 개정안을 주도했던 신당파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돼 통합신당 추진에도 급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신당파내부에서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탈당 움직임도 가시화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제동걸린 신당파

서울 남부지법 민사51부(부장판사 박정헌)는 "당헌상 중앙위원회가 비대위에 당헌 개정권을 재위임할 수 없고 비대위의 성격상 당헌개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당헌개정결의의 효력 정지 및 개정된 당헌의 집행 정지 결정을 내렸다.

열린우리당은 의원총회와 비상대책회의를 잇달아 열어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내달 14일 치르기로 했으나 대의원 구성 문제 등 난제가 적지 않아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도부는 비대위 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중앙위를 재소집,절차적 하자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나 당 사수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3분의 2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대위는 20일 최종 입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힘실리는 선도탈당론

전당대회에서의 당 해체 결의가 빠지고 당헌 개정안이 법원의 결정으로 무효화된 것은 신당파가 그간 상정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당 내 선도 탈당론이 다시 힘을 얻는 이유다.

신당파 내부에서 "탈당 외에 대안이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내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천정배 의원은 "공당의 꼴이 우습게 됐다"며 탈당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에 비상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조만간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염동연 의원도 22일 귀국 직후 탈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통합신당 창당을 위해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용되지 않는 한 탈당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수도권과 호남출신 의원도 "탈당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탈당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창·정태웅 기자 leejc@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