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투쟁의 주역이었던 사회진보세력의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87년 탄생한 직선제 헌법의 개정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9일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한승헌 변호사 등 원로급 사회진보층 인사 14명과 오찬을 같이하면서 "이번 시기가 아니면 (개헌을) 하기가 어렵고,이 징검다리를 건너야 본격적으로 여러가지 의제를 담아서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6월 항쟁을 계기로 마련된 87년 헌법은 20년이 지난 만큼 사회변화에 맞게 개정될 부분이 있다는 개헌 제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재야의 이해를 요청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퇴임 후 구상에 대해 "한국의 정서에서 대통령을 마친 사람이 또 정치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정치를 현실적으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대통령 한 번 했다고 편안하게 일생을 보낼 생각은 없다"면서 "열린우리당은 우리당대로, 민주노동당은 민노당대로 각기 자기 구심을 굳건하게 세워 가는데,멀리 뒤에서 조그만 노력이라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지난 20년간 민주화 세력이 한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평가하고 노 대통령을 격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예정시간을 1시간가량 넘겨 2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박형규 목사는 건배제의를 통해 "이번에도 반드시 이길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몇 몇 사람들이 민주세력이 뭐냐,무능한 사람들 아니냐고 얘기한다"며 "하지만 87년이래 2007년까지의 역사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한국만큼 큰 업적을 이룬 나라가 없다"고 이를 반박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