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29일 뉴딜(New Deal)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참여연대를 찾았다가 '쓴소리'만 들었다.

김 의장은 "참여연대가 이런 사회적 대타협의 비판적 협력자가 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참여연대측은 " 이번에 제안된 '사회적 대타협'에 참여할 의사는 없다"며 "우리에게 (뉴딜에 대한) '비판적 협력자'라는 개념화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김기식 사무처장)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재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조건 없는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김근태 의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뉴딜 정책'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경제계와의 뉴딜은 성사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계는 출총제가 없어질 경우 모두 14조원의 신규 투자가 가능하다며 여당에 출총제의 조건 없는 폐지를 촉구했었다.

지난 6월28일 민생 제일주의를 표방하며 출범한 열린우리당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는 29일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고 출총제 폐지와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서민경제 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서민경제위는 우선 재계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출총제는 올해 안에 폐지하고,순환출자와 지주회사 요건 완화 문제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위원회 간사인 안병엽 의원은 "당 차원에서 조건 없는 출총제 폐지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며 "출총제는 없애되 신규 순환출자는 전면 금지하고,기존 순환출자는 장기간(10년 이상)에 걸쳐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민경제위는 또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등 첨단산업에 한해 수도권 공장 증설을 포함한 각종 투자 규제를 완화하기로 기본 방향을 정했다.

세부 방안은 향후 당 정책위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조업에 비해 과도한 서비스 산업에 대한 차별과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위 산하에 기획단을 설치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 같은 서민경제위의 발표에 경제계는 구체적인 알맹이가 빠져 있어 당초 기대했던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재계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전제로 출총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여당이 경제계에 제안한 뉴딜은 사실상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난 두 달은 서민경제 회복만 생각하고 달려온 '불면불휴(不眠不休)'의 시간이었다"며 "그동안 터닦기 공사를 했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집을 짓는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서민경제위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김 의장의 경제계 및 노동계 방문에 이은 시민단체 방문,종교계와의 만남,정부 부처 방문,대기업 회장과의 회동 등 향후 뉴딜 행보는 당 의장실을 중심으로 지속할 방침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