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취임 100일 간담회 일문일답

한명숙(韓明淑) 총리가 취임 100일을 맞아 27일 정부 중앙청사내 접견실에서 총리실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청색 블라우스에 흰색 바지정장 차림의 한 총리는 간담회에서 개헌, 한미 관계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주저없이 피력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취임 후 계속 제기됐던 '책임총리 역할' 논란에 대해 "정책파악이나 정책조정에 있어서나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또 "`여성총리=얼굴마담'이라는 등식화는 잘못된 것으로, `얼굴마담'이라는 표현 자체가 차별언어이다", "`여성총리'를 비하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세간에서 여성총리에 대해 갖는 `오해와 편견'에 대해 단호함을 보였다.

7.26 재.보선 패배에 대해 한총리는 "국민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기울이겠다"면서 "대선 전까지 반전의 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전의 계기 없이 이 자리에서 좌절할 수는 없다"며 각오를 피력했다.

한 총리는 "사회각계 갈등의 해결을 위해 전선에 서서 일하고 있다"며 "민생총리, 대화.소통의 총리가 되기 위해 `국민의 평안과 행복을 향한 어울림의 항해'는 계속 진행될 것이며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일만큼은 꼭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각 현안과 관련한 한 총리와의 문답을 요약한 것이다.

--법무장관 후임 인사 및 차관 인사가 곧 예정돼 있는데.
▲8월초께 차관 인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각에 여성리더를 적극 추천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갖고 있지만, 남녀 불문하고 적재적소에 적절한 사람 있으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겠다.

지금도 인사가 진행중으로, 일단 (대통령과) 1차 협의를 했다.

(장관 자리는) 법무장관 하나이기 때문에 제가 추천한 인사가 선택될지는 잘 모르겠다.

대통령의 고유인사권이기 때문에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차관 인사는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내부발탁이 많아 추천 여지가 넓다.

--개헌론에 대한 견해는.
▲대통령과는 말씀을 나누지 못했다.

다만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국회의원 및 대통령 선거의 불일치랄지, 단임제에서 중임제로 가는 문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논의) 시기는 정기국회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개헌의 주체는 국회인만큼, 총리로서 국회에서 개헌이 진행되면 행정적 지원을 충실히 하겠다.

--스스로 `실세총리', `책임총리'라고 생각하나.

▲총리 지명 직후 대통령께서 책임총리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책임총리제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역할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여성총리=얼굴마담'으로 등식화돼 있는데 옳지 않다.

총리에 대한 비판과 평가는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정책파악이나 정책조정에 있어서나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얼굴마담'이라는 것 자체가 차별언어로, 70년대부터 유엔에서는 차별언어 철폐를 위해 노력했다.

공무원이나 언론이나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평가는 지양하고 총리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참여정부는 역사적으로 누가 뭐래도 가장 강도높은 정치개혁을 이뤄냈다.

이전 정권들이 실패한 뿌리깊은 정경유착을 끊었다.

기득권의 저항이 컸지만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시켰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켰다.

경제 정책과 관련, 참여정부는 단기부양책에 대한 유혹에도 불구, 결국 쓰지 않았다.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도 효력이 나타나고 있고 연말께 정착될거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 `한미 FTA 체결 지원위'가 청와대 산하로 확정되면서 총리 역할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총리는 갈등관리자로서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대폭 수렴, 홍보하고 설득하는 역할이 있다.

지원위와도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겠다.

또하나는 당정 협의 채널이다.

총리를 중심으로 당정간 상설 협의.점검체계를 만들어 긴밀하게 의견하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정책을 수행하는데 옳다고 생각하면 원칙과 소신을 버리지 않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꿋꿋하고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3개월 동안 대통령과 주례회동, 전화통화, 각종 회의 등을 통해 (호흡을) 잘 맞춰왔다.

이견이 있을 때는 서슴지 않고 대통령에게 세간과 당,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했다.

--최근 한미 관계에 대한 `이종석(李鍾奭) 장관 발언파문'으로 파장이 큰데.
▲외교문제에 있어 한미동맹의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정부는 `한반도의 안전, 평화'라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할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의 기조에 우려가 예상될 경우 개별 사안에 대해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공조가 깨지거나 차질을 빚는게 아니고, 오히려 건강한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다.

--여당내 정계개편 논의 등으로 당정 협의 여건이 좋지 않아 보이는데.
▲이번 선거는 여당이 5.31 선거 이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반전의 계기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져 5.31 지방선거의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패배를 딛고 다시 국민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당정관계는 물론 여러가지 국민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기울이겠다.

대선 전까지 반전의 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생물이고 정당도 항상 살아움직이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 없이 이 자리에서 좌절할 수는 없다.

--건설노조 포스코 점거 사태에 이어 `하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하투와 관련, `합법보장, 불법필벌'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

다만 법과 원칙 따르면서도 항상 대화를 유도하겠다.

노동계와 대화하면서 하투 문제를 잘 풀겠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일 잘하는 총리로 남고 싶다.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로서 이 시기에 가장 맞는 일 잘하는 총리가 되겠다.

대권에는 지금 전혀 생각없다.

--앞으로 어떤 총리로 남고 싶나.

▲정책 수립.추진시 사회적 합의 도출의 프로세스를 철저히 지켜 막혀 있는 부분들을 뚫겠다.

이번 정권이 아닌 다음 정권까지도 분열을 치유하고 사회 통합을 통한 정책을 만드는데 큰 역할 하고 싶다.

일 잘하는 총리로 남고 싶다.

내각은 많이 안정됐고, 계속 안정돼 나간다면 잘 할 수 있으리라 자신감을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상헌 기자 hanksong@yna.co.kr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