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24일 환경오염 치유문제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비.관리 임무를 넘겨받은 3개의 반환예정 주한미군 기지 반환 문제와 관련, "오염치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언급한 3개 기지는 제9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의 반환받기로 `부분 합의'한 15개 기지 외에 환경오염 치유 문제에 대한 합의없이 지난 15일부터 미측으로부터 경비.관리 업무를 인수받은 서울 대방동의 캠프 그레이와 경기 파주시 캠프 게리오웬, 의정부 캠프 카일을 말한다.

윤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식별된 이들 3개 기지는 정식으로 반환 절차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안전사고, 우범지대화 등 안전관리 차원에서 경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9차 SPI 회의 결과 발표시 이들 3개 기지에 대한 경비지원 임무를 넘겨받은 사실을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발표자들이 너무 간단하게 생각한 것 같다"면서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들 3개 기지에 대한 오염치유 협상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비임무를 넘겨받은 것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협의에 난항이 있었고 그래서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대책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간의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 부속서 A를 인용하며 "특별한 조건이 상호 합의되면 치유 조치가 완료되기 전에 시설과 구역을 반환 또는 공여할 수 있다"며 3개 기지에 대한 경비업무 인수는 `특별한 조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2011년까지 미측이 반환예정인 총 59개 기지 가운데 이미 반환절차에 들어간 15개 기지와 이들 3개 기지 이외에 나머지 기지도 환경치유에 대한 합의없이 경비.관리 업무를 일방적으로 인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앞으로 반환과정에서 충분히 생각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한미군 기지의 환경오염 치유를 둘러싼 한미간 협상에 대해 "상당한 난항이 있었고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미래를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정부의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 "미측에서는 주한미군 전력의 지속적인 주둔에 의한 보완적 능력 등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서 억지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음을 들어 가능하면 과도기간을 최소화해서 이양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아직 양국간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 정해진 년도는 없다. 한미간에 긴밀한 토의와 우리 군의 능력 등 여건이 성숙되는 것을 봐서 결정해야 하며 그런 차원에서 조정,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입장에서는 작전 수행체계 구축, 필수 전력 보강, 평택기지 건설과정 등 관련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는 입장"이라며 "양국은 미래 한미동맹 관계를 염두에 두고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환수시기를 포함한 로드맵에 합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양국의 독자사령부 창설을 언급한 데 대해 윤 장관은 "충분히 의견을 교환한 내용"이라며 "크게 보면 한 지붕 밑에 있던 군의 작전 통제권을 2개의 지붕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주한미군도 감축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한미동맹에 대해 "발전, 조정과정에서 구체적 사안에 대해 다소 이견이 있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성격은 아니며,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동맹정신에 따라 호혜적 자세로 공동의 미래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육군 모 소령이 20여명의 병사들을 성추행해 구속된 사건과 관련,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사후 대책을 점검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 기자 threek@yna.co.kr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