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姜三載) 전 의원의 정계복귀가 `좌절'됐다.

강 전 의원은 29일 밤 늦게까지 진행된 한나라당 7.26 재.보선 공천심사위 회의 결과, 마산 갑 재선거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로써 안기부(현 국정원)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전용했다는 이른바 `안풍'(安風)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에 추징금 731억원을 선고받고 정계를 떠났다가 작년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계기로 정계복귀를 모색해 온 그의 꿈은 일단 무산됐다.

5선에다 두 차례나 여당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정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강 전 의원의 공천 탈락은 당 안팎에 불어닥친 `과거 회귀' 반대 바람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마산YMCA 등 도내 10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 전 의원의 공천신청을 '구태정치 재연'으로 규정하고, "5.31 지방선거의 압승을 틈타 구태 정치를 반복한다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내 분위기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같은 5선에다 개인적 친분이 있는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이제는 당이 강 전 의원과 같은 분들에게 일할 무대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계분위기 형성을 시도했지만 "지방선거 압승에 취해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은 당을 망치는 일"이란 당내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일각에서는 강 전 의원이 재.보선에서 당선될 경우 6선으로 당내 최다선이 된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한 일부 중진 의원들의 `비토'가 공천탈락의한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성북을 보선에 공천을 신청, 화제를 모았던 허준영(許准榮) 전 경찰청장도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참여정부 내에서 경찰청장을 지낸 여권출신 인사로 제 1야당에 공천신청을 한 그는 차기 대선에서 전.현직 경찰표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때 유력한 '카드'로 점쳐지기도 했었지만 결국 `전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 전 청장과 치열한 경합 끝에 공천을 따낸 최수영(崔秀永) 성북을 당원협의회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당 고위관계자는 "최 당원협의회장과 관련된 사안은 검찰 수사의뢰 대상이 아닌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적극 지원했던 이흥주(李興柱) 전 총재특보가 1차 예선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던 송파 갑 보궐선거 공천에서는 정인봉(鄭寅鳳) 전 의원이 경합 끝에 공천을 따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