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은 행동형, 박근혜 여전사형, 고건 실사구시형, 김근태는 지사형…"

국민의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호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13일 펴낸 '대통령과 리더십'이란 책에서 정치인 유형을 행태적 관점에서 ▲거래형 ▲승부사형 ▲지사(志士)형 ▲테크노크라트형 ▲수습사원형으로 분류하고 그 특징들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콤플렉스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은 균형감각이 있어 사물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지도자로서 책임윤리에 충실하다"며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거래형' 정치인은 도덕불감증에 빠지기 쉬워 `철새'가 될 수 있고, `승부형'은 대중 정서를 읽는 통찰력은 뛰어나지만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사형'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상사회를 건설하려고 하지만 명분에 집착하고 도덕적 결벽증이 심한 게 단점이며, '테크노크라트형'은 정책 마인드와 전문성이 돋보이나 대중성은 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386' 초선의원으로 대표되는 `수습사원형'은 미래 지향적이고 개혁적이지만 이념적인 편집증이 지나쳐 타협을 거부하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무모함이 있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대중 정서에 밝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순발력 있는 언변으로 표심을 뒤흔드는 역동적인 `행동형'이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여성적인 부드러움으로 대중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여전사형'"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관직을 두루 거친 고건 전 총리는 안정감 있는 `실사구시형'이고 개혁 성향의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한국 사회의 이상과 현실을 점맥시키고자 애쓰며 고뇌하는 `지사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리더십은 성장과 분배 등뿐 아니라 역사 방향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이 지도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도자를 제대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