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동성애자들의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9일 군내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려면 군형법 및 군 인사법 시행규칙을 폐지 또는 개정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인권위 권고안을 수용하려면 관련 법령을 고쳐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먼저 '동성애자 관리규정'을 만들어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군내 동성애자들이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을 할 것에 대비해 별도의 관리 지침을 만들어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인권위 권고대로 당장 법령을 개정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관련 지침부터 만들겠다는 것으로, 인권위 권고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형법 제92조는 계간(鷄姦) 등 추행을 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을, 군 인사법시행규칙 제52조는 변태적 성벽자를 현역복무 부적합 처리할 수 있도록 각각 명시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동성애자 문제에 대해서는 6월 이내로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이날 오전 '언론사 논설.해설위원 초청 국방정책 설명회'에서 배포한 '주요 국방현안' 자료에서 "의무복무하는 동성애자도 일반 병사와 동등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병영내 동성애자에 대한 관리 제한으로 지휘부담이 있고 동성애자를 무조건 전역시키면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인권위가 권고한 군형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은 추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에 들어오는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개인신상 비밀을 보장하고 생활환경 개선 등 정상적인 복무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심각하게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 후 전역 조치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장병들에게도 성 인지력 향상 및 성 군기 위반 예방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동성애자에 대한 신체적, 언어적 폭력행위를 금지하도록 교육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동성애를 사유로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군 복무를 중단한 사병은 작년에만 8명에 이른다.

한편 국방부는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 이달 29일 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를 발족해 '양심'의 기준과 복무기간, 장소 등 대체복무 방안을 연구하고 9~10월에는 지방병무청 징병검사장에서 모의 징병조사를 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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