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 중령과 한자리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데, 파키스탄 지진의 충격이 거기까지 전해졌다. 내가 '이게 뭐냐'고 하자 그 중령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게 무엇이든 우리는 함께 한다(We are in this together)'라고 말했다" 리언 라포트 전임 주한미사령관이 한미 군사동맹을 상징하는 구호로 즐겨 사용한 "함께 갑시다(go together)"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이 말에 버웰 벨 신임 주한미사령관은 절로 "와우(Wow)"라는 감탄사가 나왔다고 9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말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민들이 미군 주둔을 원치 않는다는 말이 자꾸 나오는데"라는 한 의원의 질의에 "신뢰성있는 여론조사" 결과 한국민의 77%가 미군의 지속 주둔과 미국과 강건한 동맹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생활 한달에 한미동맹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여론조사는 나의 서울 생활 한달동안 본 것을 나타내준다"며 "이 조사가 예외적인 게 아니라 같은 결과가 나온 다른 조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선 '미국이 한국의 동의없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미국보다는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게 나온 한국내 한 여론조사 결과가 '한국의 동의없이'라는 전제는 생략된 채 한국의 반미감정 사례로 소개되는 등 벨 사령관이 인용한 것과 같은 여론조사 대신 '반미 여론'이 주로 소개되고 있다. 벨 사령관은 자신이 체험한 한.미 양국군간 관계의 실례로, 아프가니스탄 한국군 중령의 말외에 이라크에서 동맹군들을 초청해 벌인 군사연습 사례도 들었다. "누가 대거(en masse) 참여했느냐 하면, 한국군이다. 그들은 병력과 장비를 갖고와 한달간 우리와 함께 연습했다"는 것. 벨 사령관은 지난 7일 상원 군사위 증언 때와 마찬가지로 하원 청문회에서도 북한과 중국간 군사협력 관계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과 중국은 우호조약을 맺긴 했지만,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군사지원은 미미하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간엔 대규모 무기거래도, 군부간 인적교류도 없고, 합동군사훈련도 드물다며 "이는 현 시점에서 북한의 확산 등을 막으려는 성의있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중국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계속 그렇게 되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 테일러(민주) 의원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고, 북한이 남침하며, 테러리스트가 미국의 뉴올리언스 제방을 폭파하는 상황이 동시다발하는' 시나리오시 미국의 대처 능력을 물은 데 대해 벨 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오산할 경우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절대 확신한다"며 "그것도 신속히 격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군과 주한미군 3만명의 연합전력을 들어 이같이 말하고 북한군 의 남침시 외부 증원없이 현재 한반도에 있는 주한미군이 버틸 수 있는 기간에 대해 "주한미군 규모는 작아졌지만 대신 한국군의 전력이 증강됐다"며 "4년전과 변함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