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6:28
수정2006.04.08 20:06
북한이 "오키나와, 괌, 그리고 어쩌면 알래스카에 있는 미국 시설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중거리(intermediate) 탄도탄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가 있다"고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7일(현지시간) 말했다.
벨 사령관은 이날 오전 미 상원 군사위 국방예산 심의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프로그램과 재래식 군사력 등을 통해 "현재와 예측가능한 미래까지 동북아와 세계의 안정과 안보에 주요 위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에 대해 "장비 노후화 등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전진배치 면에서 한국에 심대하고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위협"이라며 "세계 최대의 잠수함대"와 서울을 사정권에 둔 "약 250문의 장사포" 등을 예시했다.
그는 또 북한의 "비대칭적 군사력"의 하나로 특히 "세계 최대인 10만명의 특수부대"를 들고 "이들 특수부대는 (평시엔) 정권 지원을 위한 전략적인 정찰과 불법활동을 하고 있으며, 분쟁시엔 한국의 핵심 시설들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과 대포 타격을 가하고, 한미연합사 지휘시설을 공격하며, 한반도 바깥으로부터 동맹군의 증원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관계와 관련, 벨 사령관은 "주한미군 지원을 위한 균형잡힌 방위비 분담이 동맹의 힘에 근본적인 요소"라며 "양국의 동맹 파트너십의 현실을 적확하게 반영하고 주한미군을 온당하게 지원하는 방위비 분담 틀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와 올해분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2004년 수준에 비해 줄었다며 "이는 불가피하게 주한미군으로 하여금 중요한 전투태세 문제에 관한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 입장에선, 한국측이 공평하게 적절한 방위비 분담을 안을 용의가 있느냐가 한국이 미군의 주둔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존경하느냐에 대한 판단 지표"라고 덧붙였다.
유엔사령관을 겸한 벨 사령관은 유엔사령부가 다국적 기구임에도 그동안 미국이 대부분의 사령부 요원을 제공하고 다른 회원국은 연락이나 자문관 역할을 하던 것을 바꿔 "다른 회원국들의 역할을 늘리고, 유사시 및 작전 계획 수립과 작전에 이들을 완전하게 통합시킴으로써 진정한 다국적 기구가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이러한 통합은 비무장지대를 종단하는 남북간 2개의 수송로가 최근 개통됨에 따라 더욱 긴요성이 커졌다"며 영국, 호주, 프랑스, 뉴질랜드의 경우 이미 이 수송로 관리 요원을 지원하고 있고, 콜롬비아, 필리핀, 태국 등도 유엔사령부 요원을 증원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벨 사령관은 특히 유엔군 회원국들이 지난해 비상계획회의에 참석하고 주요군사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며 "유엔사령부는 사령부 요원을 통해 이러한 연합을 더욱 확장해 더욱 항구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한국의 군사력 증강 현황에 대해 벨 사령관은 한국 해군 제3함대 기지 신축 공사가 진행중이라며 올해 6월 하순 완공될 이 기지 시설엔 "핵추진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한국이 자주국방을 위해 전력을 증강하려는 노력은 지역안보면에서 동맹들이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하는 미국의 목표와 부합한다"며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한국 군사력 향상, 지역협력 확대 등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요소들은 미국의 정책과 일치하므로, 주한미군은 한국의 이러한 목표의 실현을 위해 전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