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공식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6일 밤 (현지 시간) 방영된 이집트 국영 TV 뉴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한ㆍ이집트 양국 발전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날 이집트는 아랍권의 중심권 국가이자 또 아프리카의 주도적 국가"라며 이집트의 높은 정치, 경제적 위상을 강조한 후 한국 대통령의 첫 이집트 방문임을 염두에 두고 "저의 방문은 매우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란 말이 있다"며 양국의 우호, 협력 증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동 평화와 안정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 평화를 위협받고 있는 한반도 상황, 나아가 아직까지 평화구조가 정착되지 않은 동북아시아의 구도위에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평화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이 세계 질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상기시켰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오랜 세월 식민지 지배를 받아온 국가이고, 그 민족이 분단되고 그로 인해서 전쟁도 겪어야 했고, 또 아직도 그와 같은 분단상황을 극복하고 있지 못하다"며 "따라서 한국이 갖고 있는 기본 생각은 평화이고 또 세계평화의 유지에 있어서 힘있는 나라들의 어떤 도덕적 의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이집트 TV의 한국 드라마 방영 등 한류에 대해 "한국에서는 이집트 역사를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배우고, 거기에 대해서 많은 감명을 받고 자란다"며 "이집트의 문명이 한국에 강물처럼 흘러왔다고 생각하면, 지금 우리 한국의 드라마가 가는 것같이 한국의 문명이 이집트로 가는 것은 아직까지 두레박으로 물을 조금씩 퍼가는 아주 미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유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 양국 다 모두 그 지역에서 어떤 상당한 문화적 영향을 가지고 있고 문화가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활발한 교류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또 그 교류를 통해서 좀 더 문화가 다양해지고 또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스포츠와 취미를 묻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우리 한국팀이 나가서 우승을 많이 하는 스포츠는 다 좋아한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옛날에 세일 보트를좀 즐기기도 했고, 지금은 가끔 골프를 친다. 그러니까 실제 스포츠를 하는 것보다는 응원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답변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성기홍 김재현 기자 sgh@yna.co.kr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