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1일 오전 전북도청에서 개최된 혁신도시 건설 보고회에 참석, 175개 공공기관이 입주할 혁신도시에 거는 기대와 바람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먼저 혁신도시가 갖고 올 효과로 ▲약 13만개의 일자리 창출 ▲9조원 가량의 산업연관 효과 ▲연간 4조원 가량의 직접 부가가치 창출 등을 꼽고, "그러나 이 수준에 그치면 혁신도시의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의 목표가 거기서 멈출 일은 아니다"고 말을 이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경제, 산업, 삶의 형태를 새롭게 생각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혁신도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축소판으로, 세계 최첨단 기술, 최상의 환경기술이 뒷받침되고 삶의 질을 위한 서비스가 적절히 제공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지는 새로운 계기"라며 "한국의 문화, 기술을 담아서 한껏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의 행정도시 푸트라자야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세 시대의 그림 같은 성, 어느 그림도 그만큼 아름답기 어려울 만큼 잘 꾸며진 도시를 보고 과장되게 표현하면 며칠 푹 놀다 오고 싶었다"며 "한국의 행정도시, 혁신도시를 그렇게 그려봤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혁신도시 건설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혁신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산.학 연관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지방 스스로 자발적 혁신 역량을 갖춰 나갈 것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중앙에서 예산 몇백억원을 따와도 지역의 자발적 혁신 역량과 결합되지 않으면 `까먹는' 수준을 넘기 어렵다"며 "혁신 역량을 내부에 축적해야 하며 그 거점이 혁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지방 스스로 새로운 가능성과 발전 전략을 제시한 자치단체로 대구와 전북도를 거론했다. 대구에 대해서는 "후보 시절 대구 얘기만 하면 `공약거리가 없다. 답답하다'는 말을 했는데 대통령이 된 뒤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며 "지금은 부산에 가서 `당신들이 대구보다 낫지 않느냐'는 말을 못한다. `대구를 보고 배우자'고 말할 근거를 대구가 많이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북도에 대해 "그동안 `뭘 주면 좋을까' 고민하다 실수도 하고 애로가 많았다"고 털어놓고 "지금 전북의 여러 변화를 보면서 지금까지 생각지 않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며 기계산업 분야에서의 가능성, 웰빙 시대에 맞는 농산품 개발 등을 그 근거로 내놓았다. 노 대통령은 "지방은 될 것이며 중앙도 되도록 할 것"이라며 "힘차게 노력해서 2010년께 새로운 성공을 내다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위, 건설교통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 지방 이전에 합의한 공공기관 노사 양측 등 혁신도시 청사진을 마련하는 과정에 참여한 모든 주체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무엇보다 "이처럼 큰 역사를 매듭지은 것을 보면 우리 국민이 역량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며 "10년도 안걸리는 시간에 대역사를 하는 것으로, `한국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자랑스럽고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하고, "한국이 이 역사를 세계에 자랑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