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전당대회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당권 후보들이,한나라당은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이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되는 공약이 적지 않고,예산을 감안하지 않은 '장밋빛 공약'도 나오고 있다.



◆튀는 공약들=열린우리당 당의장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정동영·김근태 상임고문은 지난달 30일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대결을 펼쳤다.


정 상임고문은 △만 5세 아동에 대해 전면 무상교육 실시 △2009년까지 장애수당을 현행 6만원에서 16만원으로 인상 △휴면예금의 기금화로 저소득층 지원 등의 방안을 내놨다.


김 상임고문은 △부동산 공개념을 도입하기 위한 헌법개정 △공영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분양원가 상한제 부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들도 잇달아 공약을 내놓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1일 임대주택이나 민간 분양이 아닌 '제3의 방식'을 통해 아파트 공급가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건물은 분양하고 토지는 공공기관이 임대하는 방식이다.


홍 의원은 "토지가 아파트 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인데,이것이 부동산 투기의 원인"이라며 "토지는 분양하지 않고 매달 지료를 내고,건물만 분양해 소유를 인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 방식을 30,40대 무주택 서민 가구에 우선 적용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계동 의원과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서민형 타워팰리스'를 건설,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5세 아동 무상교육과 장애수당 인상 공약엔 구체적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 있다.


토지 공개념은 사유재산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위헌 논란이 제기돼 왔다.


'아파트 반값' 공약 성공의 관건은 공공 기관이 상당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홍 의원도 "공공 기관이 상당량의 토지를 비축해야 하고,토지 공개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에서 땅값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홍 의원의 방식은 이론적으론 가능하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서울에 택지로 활용할 만한 국공유지가 많지 않고 국가가 토지를 수용해 건물만 분양하게 될 경우 재정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서울시 경기도 등 광역단체장이 의지만 갖는다면 가능하다"며 "재원 마련은 지하철 공채의 선례에 준해 '서울시 주택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되 연기금 등 활용 방안도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