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게임 변질"..전략적 각세우기 열린우리당 당권경쟁에 나선 40대 후보들이 차기 대선주자군인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의 국민적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할 전당대회 경선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정.김 두 고문의 `예비 대권게임'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줄세우기'와 `짝짓기' 등 정치공학적 행태 만이 횡행하고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는 그만큼 정.김고문간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으로 흐르고 있는 경선 분위기에 대한 당내의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것이지만, 양강의 세싸움 속에서 입지가 약화된 40대 후보들이 국면전환 차원에서 `전략적 차별화' 내지 `각세우기'를 시도하려는 측면도 띠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新) 40대 기수론'을 내건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패배주의에 빠진 당원들에게 자신감과 자부심을 돌려주지 못한다면 두 분(정.김고문)은 대통령의 꿈을 접는게 마땅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당이 가진 문제에 대한 회피, 당권 쟁취를 위한 줄세우기, 쌍쌍파티식 짝지우기 행태가 심각하기 이를데 없다"며 "국민 바람과 동떨어진 대선주자들로는 향후 정권재창출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초 개각파동 과정에서 반노(反盧)진영에 속했던 김 의원은 특히 "원칙없고 실수로 대통령이 저지른 일도 마냥 추종하는 비자주적이고 무기력한 `대통령당'으로는 활력이 없다"며 "대통령에 대해 독립적이고 자주적 정당을 건설하는 문제에 대해 명확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종걸(李鍾杰) 의원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상무위원들의 발언을 전하는 형식을 빌려 "정.김 고문만의 당권체제 구도에 불만이 많다"며 "6∼7명을 대통령 후보군으로 만드는데 이번 전대가 어떻게 해서든지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김 양자대결로 고착화된 대권 후보군을 다자화하지 않고는 정권재창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이 의원 주장의 골자다. 바꿔말해 정.김 고문을 제외한 `제3후보군'을 만들어내자는 것. 이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제3지역론 내지 제3지대론을 이뤄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야만 정동영 김근태 고문도 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제3 후보군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을 거명하기는 그렇지만 고 건(高 建) 전총리가 후보로 가시화되고 있지 않느냐"며 고 전 총리의 영입 필요성을 시사했다. 같은 40대 재선그룹에 속하고 있는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아직까지 경선분위기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향후 추이를 봐가며 정.김 고문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비판할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전날 `두 후보의 과욕으로 당의 분열이 두렵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정.김 고문의 과욕으로 인한 줄세우기가 노골화되면서 당원들간 갈등이 역력해졌다"며 "두 후보간의 지지율이 합쳐봤자 10%도 안되는 상황에서 전대 양상을 이런 식으로 몰고가는 것은 분명히 과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40대 후보군에 속하는 친노직계 인사인 김두관(金斗官) 대통령 정무특보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대는 단순히 대권후보를 세상에 보이는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니다"라며 "환상과 착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미지 정치'와 몇몇 스타에 의존한 `개인플레이 정치'로 국민을 속이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