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국회의원들이 후원금 모금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정된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연간 1인당 10만원까지 후원금을 내면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환급액 가운데 10%를 '주민세 환급분'으로 인정받게 돼 총 11만원을 돌려받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회의원이 모을 수 있는 후원금 한도는 연간 1억5000만원이며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이 금지됨에 따라 의원들은 '소액다수' 모금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소속 상임위나 모금기법 인맥 학맥 등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올해도 여전하다. ◆'부익부 빈익빈'=연말이 다가오기 전에 일찌감치 한도액을 채운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아직 절반도 못 채운 의원들도 적지 않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들의 성적이 대체로 괜찮다. 노조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내 대표적 노동전문가인 이목희 의원은 이달 초 후원금 한도를 채웠다. 서울지하철공사 초대 노조위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도 한도액까지 모았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노회찬 의원은 아직 한도까지 모금하지는 못했지만 연말 소액 기부가 쇄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 복귀를 앞두고 후원하겠다는 사람이 몰려들고 있어 한도액까지 문제 없이 걷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제3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석호 의원은 이달 초 한도인 1억5000만원을 다 채웠다. 반면 올 들어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을 제출하며 삼성그룹 압박의 선봉에 섰던 박영선 의원은 한도액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인기가 없는 상임위 소속 의원들 가운데 한도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의원이 적지 않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후원자들로 부터 소액씩 받아 한도를 채웠다. 최연소 여성의원으로 주목받았던 김희정 의원은 보좌진까지 명함 뒤편에 후원 계좌번호를 넣어 인사하는 사람들마다 '도와 달라'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한도를 달성했다. 동창들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재경위 소속 최경환 이종구 김양수 의원도 한도까지 끝냈다. 같은 재경위라도 이한구 이혜훈 의원 등은 1억원에도 못 미치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21일 "후원금 모금에 있어 학맥 인맥 직업 등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구조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 돈으로'=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진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은 모금을 하지 않고 스스로 자금을 조달,사용한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후원회가 아예 없다. 세비만으로 버티고 있다. 그는 "조금 부족하지만 세비만으로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금 방법 가지각색=대다수는 지인들에게 안내장을 돌리는 등 전통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최신기법들도 동원되고 있다.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은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을 통한 정치후원금 납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신용카드 포인트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도 활용되고 있다. 홍영식·김인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