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군사회담 제4차 실무대표회담이 12일 오전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렸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은 지난 6월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백두산에서의 제3차 남북장성급회담 개최 일정과 관련 절차를 논의한다. 남측은 7월20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3차 실무대표회담에서 조속한 시일내에 장성급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했지만 북측은 백두산 삼지연 도로공사를 이유로 일정 확정을 미뤄 이날 회담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었다. 남측은 이날 회담에서 백두산 장성급군사회담을 가능하면 이달 내로, 늦어도 9월중에는 개최하자는 뜻을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또 3차 실무대표회담에서 이달 13일까지 철거를 완료키로 한 군사분계선(MDL) 상의 선전물 및 선전수단 철거 완료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인다. 남북은 이달 6일 100여개 안팎의 철거 목록을 이미 교환했으며 이날 회담에서 이를 토대로 상대측의 철거 여부에 대한 확인 및 점검을 실시한다. 수석대표인 문성묵(대령) 국방부 대북정책과장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판문점 MDL을 도보로 넘어 회담장소인 북측 통일각에 약 5분만에 도착했다. 유영철 인민무력부 대좌를 수석대표로 하는 북측 대표들은 통일각 현관에 나와 문 수석 대표 등 남측 일행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오시느라 수고했다"며 환대했다. 지난달 20일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3차 실무대표회담에서는 부드러운 회담 분위기를 위해 원탁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북측이 준비한 이날 회담에서는 또다시 사각형 테이블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회담에서 유영철 북측 수석대표는 "어제는 음력으로 견우와 직녀가 만난 7월7석이었다"며 "견우와 직녀가 1년만에 만나 기쁨과 함께 헤어지기가 슬퍼서 그런지 비가 많이 내렸다"며 날씨 얘기로 회담을 시작했다. 유 수석대표는 "최근 북측에는 강원도와 황해남도 일부에 무더기로 비가 내려 적지않게 범람을 했다"고 말했고 남측 문 수석대표는 "북측의 비피해가 빨리 복구됐으면 좋겠다"며 "여전히 삼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삼복 무더위가 회담 열기로 이어져 좋은 결실을 맺고 앞으로도 새로운 결실을 예고했으면 좋겠다"며 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북측 유 수석대표는 이달 15일 제60주년 광복절을 언급하며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유 대표는 "(8.15는) 우리 민족에게 조국 광복의 날이기도 하지만 민족 분열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며 "그래서 이날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 인민들은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20여 성상(해)을 풍찬노숙한 위대한 김일성 주석님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국 광복 이후에는 수령님은 갈라진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한평생 노고와 심려를 다바쳐왔다"며 "수령님께서 마지막 순간에 보신 문건도 조국통일에 관한 문건이었다. 그래서 광복 기념일을 맞을 때마다 인민들은 수령님의 유훈을 지켜 조국통일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한다는 결의에 넘친다"고 강조했다. 문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절구를 찟는 공이를 갈고 연마해 바늘을 만든다는 `마저작침'(磨杵作針)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 고사성어의 뜻 처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끝까지 하면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며 "오늘 회담이 평화로운 통일로 가는데 좋은 기여를 하는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 남측 대표로는 문 수석대를 포함해 김진영 대령, 엄현성 대령 등 3명이, 북측에서는 유 대좌를 비롯, 박기용 상좌, 엄창남 상좌 등이 각각 참석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귀원 기자 =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