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31일 "하나회가 그대로 있었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경영인클럽 세미나에서 "지난 1993년 취임 직후부터 군사문화 청산에 혼신의 힘을 바쳐 그때까지도 여전히 남아 있던 하나회를 숙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쿠데타를 주도했던 하나회는 쿠데타 방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었다"며 "수도사령관 혼자서도 쿠데타를 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금융실명제와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 등을 자신의 업적으로 평가하면서 "21세기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점진적 개혁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강연 원고를 낭독한 뒤 '국가안전기획부 X파일' 등 자신의 임기 중에 발생한 사건을 의식한 듯 질문 답변 시간을 생략했다. 취재진의 인터뷰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