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인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는 자신의 현 처지를 "업보"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사는 사의표명 후 정상출근했던 26일(현지시간) 오전 대사관 간부들을 불러 소회를 밝히는 가운데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뿐"이라며 "1997년 상황에 대해 깊은 반성을 했고, 이후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고 대사관 관계자들이 27일 전했다.


그럼에도 현재 겪는 어려움에 대해 홍 대사는 "업보때문 아니겠느냐"며 "아직 다 갚지 못한 업보가 있는 모양"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사는 이어 경제, 정무, 홍보공사와 오찬에선 앞으로 계획에 대해 "여러가지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을 해보겠다"고만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홍 대사는 한국의 큰 역사적 흐름을 짚으면서 지금까지 한국의 어려움이 동서화합 문제에 있었다면 통일 후에는 남북화합이 더 큰 문제로 대두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사는 27일엔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미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한국전 휴전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집트대사관을 방문, 7.23테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등 사의표명 후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대로 대사직 수행의 '정상화'에 나섰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