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0시 25분(미국시간 10일 오전 11시25분) 백악관 부시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만났다. 두 정상간 회담은 지난 2003년 5월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이며 지난 2004년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얼굴을 맞댄 지 6개월여만이다.이번 정상회담은 북핵이 중대 국면을 맞은 시점인데다 한·미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회담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10년동안 열린 정상회담중 가장 중요한 회담”이라고 밝힌 이날 회담은 달걀 모양의 오벌 오피스에서 이뤄졌다. 노 대통령은 회담시간을 약 10분 앞두고 백악관에 도착했다.취임 후 두번째로 백악관을 찾은 것이다. 백악관 ‘웨스트 윙’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도널드 엔세냇 미국 의전장의 안내를 받아 일단 백악관내 루스벨트룸에 들어서 방명록에 서명한 뒤 곧바로 회담장인 오벌오피스에 들어섰다.노 대통령은 방명록에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썼다. 노 대통령은 회담장 안쪽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시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며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부시 대통령은 “웰컴(환영합니다), 웰컴”이라고 두 번 말했으며 노 대통령은 “나이스 투 미트 유(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응답했다.이에 부시 대통령은 “당신 영어가 내 한국어 실력보다 낮다”고 농담을 던졌고 두 정상은 또다시 활짝 웃었으며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당초 배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럼즈벨드 국방장관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부시 대통령도 노 대통령을 영접했던 회담장 입구에서 계속 기다리며 반기문 외교장관, 권진호 국가안보좌관 등 차례로 입장하는 한국측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두 정상은 ‘무거운 의제’를 안고 만나기는 했으나 앞서 세차례 정상회담을 비롯해 수차례 만남을 가졌기 때문에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50여분간 회담을 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동북아 균형자론 등 한두 가지 문제에 대해 이견을 표출, 양국 당사자 간 추가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