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청계천 재개발' 비리 의혹 수사로 한때 코너에 몰리는듯 했던 이명박 서울시장이 망외의 `반사효과'에 오히려 기세를 올리고 있다. 살기등등했던 검찰이 초기 수사망에 포착된 양윤재 부시장과 김일주 전 한나라당 성남중원지구당 위원장 외에 이렇다 할 `거물'을 잡아 올리지 못한 채 수사를 일단락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는 청계천 개발에 관여했던 서울시 간부와 이 시장 비서가 잇따라 소환 조사를 받자 결국 이 시장도 검찰에 불려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돈에 관한한 이명박은 깨끗하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해준 셈이 됐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이 시장의 검찰 수사 관련 발언도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사실 이 시장은 검찰이 이번 수사에 착수한 초기부터 상당히 강한 톤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일례로 수사 초기 다소 거칠게 터져나온 코멘트가 바로 "코미디야, 코미디"이다. 검찰의 양윤재 부시장 전격 연행으로 서울시 분위기가 초상집 같았던 지난 9일 검찰수사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거의 정제되지 않은 말을 이렇게 내뱉은 것이다. 이 발언이 `검찰이 코메디야, 코메디'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당시만 해도 서울시는 이 시장의 실제 발언에 `검찰' 부분은 없었다고 즉각 해명하는 등 상당히 검찰을 의식하는 눈치였다. 검찰에 대한 이 시장의 공세는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도 이어졌다. 이 시장은 당시 시정질의 답변을 통해 "검찰의 영장 내용에 60억원 운운하는 내용이 있는데 아무 근거도 없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 검찰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속내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 시장은 또 지난 27일 검찰의 양윤재 행정2부시장 기소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차라리 나를 기소하지"라고 답해, 검찰수사가 원래 자신을 겨냥했다는 식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휴일인 29일 한 행사장에서도 기자들에게 "근거도 없이 비서관 수뢰, 개발업자 격려 등의 말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 (검찰이) `처음부터 나를 잡으려고 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내용을 접어두더라도 그 거침없는 태도에 우선 눈길일 쏠린다. 아울러 한달 가까운 검찰 수사에서 터럭만한 잘못도 드러나지 않은 이 시장의 철저한 `주변관리'와 자신감이 간접적으로 읽혀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서울시의 한 고위간부는 "이 시장이 여당 출신이었으면 상황이 좀 달랐을 것"이라면서 "비리 의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할 말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