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18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성급한 개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주목된다. 박 대표는 이 글에서 개혁을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낚시에 비유하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내실을 다질 것을 충고했다. 박 대표의 글은 여권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회 전반의 `개혁 드라이브'를 비판함과 동시에 지도체제 개편과 조기 전당대회 소집 등을 주장해온 혁신위 등 당내 개혁세력까지 겨냥하고 있다는게 당안팎의 관측이다. 일기 형식의 글쓰기 코너인 `다이어리'에서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속도 제한이 있어서 마음껏 스피드를 낼 수가 없다"면서 "간혹 그 제한을 무시하고 질주하다 보면 큰 사고를 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 대표는 "물고기를 잡기위해 물고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미끼로 쓰듯이 자기가 극히 좋아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자기의 가장 큰 허점이 될 수가 있고 때에 따라 파멸과 불행의 근본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모든 것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우리 마음에 자리 잡고 있을지라도 사려 깊지 않게, 성급하게 한꺼번에 바꾸려 한다면 여기저기서 보이지 않는 문제가 생겨 후일 큰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글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가 돼 있는 개혁도 마찬가지"라며 "오랜 시간 꾸준한 연구와 검토를 통해서 노력한 것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변할 수 있게 하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나가게 하는 과정"이라며 "사람은 변하지 않고 제도와 법칙을 요란하게 바꾸고 나서 개혁을 해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옛말에 빈 그릇이 소리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다"면서 "정해진 속도를 무시하고 자기만족에 빠져서 스피드를 내기 시작하면 그것이 그동안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며 글을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