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저녁(한국시간) 독일 국빈방문을 위해 베를린으로 향하던 특별기 내에서 잠시 틈을 내 기자단을 찾아와 악수를 하며 노고를 위로했다. 노 대통령은 노란색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기내를 한바퀴 돌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생많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가볍게 목례했다. 노 대통령은 수행하던 김만수(金晩洙) 대변인이 조만간 출입처가 바뀌게 될 일부 기자들을 향해 "이제 곧 청와대를 떠나게 됐습니다"라고 소개하자 "어디로 가게됐느냐. 그간 고생많았다"며 특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낯익은) 기자들이 앞으로 많이 떠나게 되면 청와대가 재미없게 되겠다"며 `조크'를 건네기도 했다. 권 여사도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들 얼굴이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관심을표시하고 "청와대를 떠나면 어디로 가서 일하게 되느냐"며 관심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수행원들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기내 전용실로 돌아가려다 갑자기 되돌아서 취재진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더욱이 노 대통령이 돌아선 곳은 지난해 12월 8일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에 이라크 북부 아르빌 주둔 자이툰사단 방문 사실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던 `충격의'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당시 `007 첩보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철통보안속에 이뤄졌던자이툰 부대 방문 계획, 이른바 `동방계획'을 이 자리에서 전격 발표하면서 "이 비행기는 서울로 못 갑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기자들은 노 대통령의 갑작스런발표에 혼비백산했었다. 노 대통령은 문제의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머뭇거린 뒤 "(지난해처럼) 한번 더얘기할까요. 여러분 이 비행기는...베를린으로 갑니다"라고 말했고, 그 의미를 알아챈 기자단과 수행원들 좌석에서 이내 폭소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베를린=연합뉴스) 조복래 김재현기자 cbr@yna.co.kr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