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철우(李哲禹) 김맹곤(金孟坤) 의원이 25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한꺼번에 의원직을 상실, 우리당 원내 과반의석이 붕괴한데 대해 여야 각당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 우리당은 일단 과반의석 붕괴에 대해 국민이 4.15 총선을 통해만들어 준 과반을 유지하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4.30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해 책임여당의 면모를 지켜나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영식(吳泳食)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과반의석'에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통해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국민의 요구가 깔려있는데 국민에게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 원내부대표는 이어 "4.30 재보궐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책임여당의 면모를 일신해 나가겠다"며 "여당으로서 안정적 국정운영을 펼쳐나가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국정운영에서 과반의석이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연대하는 방안 등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당은 이처럼 `과반 붕괴'를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라면서 겉으로 담담한 태도를 보였지만 조마조마하게 유지해오던 과반이 결국 무너지자 허탈함과 충격을 내심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을 겪은 이철우 의원의 경우, 우리당 의원들이 대법원 선고공판에서 막판 반전을 기대했던 터라 더욱 실망감이 커졌고 김맹곤의원의 경우 `영남지역 교두보 상실'이라는 정치적 의미까지 더해져 우리당 내부에는 침잠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부산 지역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조경태(趙慶泰) 의원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면서 "영남권에서 소중한 한 석을 잃은 만큼 당은재.보선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의원과 같은 `386세대'인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이철우 의원의 경우사법부가 정말로 고무줄 판단을 한 것"이라며 "마치 권력을 쥐고 있는 듯한 자세로 판결한 것은 사법부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 한나라당은 여당의 과반붕괴를 놓고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었으나 `과반 회복'을 위한 여권의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예상됐던 일"이라고 전제한뒤 "그러나 여당이 급격한 개혁 어젠다를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과반'이라는것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여당이 진정 개혁의지가 있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면 이 모든 것을 선거를 통해서 심판받겠다는 원칙을 따라야지 인위적인 방법을 시도한다면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민노.민주당 = 민주노동당은 여당이 과반정당의 지위를 상실한 만큼 한나라당과의 합의제 국회 운영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고 민주당은 "여당의 과반붕괴는 정치발전을 위해 잘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노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은 "과반의석이 무너진 게 정치적으로는 큰 의미가없다"며 "우리당이 과반의석이라는 무기를 가졌을 때도 원내에서 제대로 이를 발휘한 적이 없는 만큼 이제는 한나라당과 합의제 국회운영을 포기하고 각 당과 사안별로 협력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여당이 과반의 힘을 과신, 오만한 자세와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국회 파행을 자초한 적이 많았다"며 "여당은 이 기회에 각 정파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정치가 정착되도록 솔선수범해야 하고 혹시라도 `남의 당 의원 빼가기'나 정계개편 등의 무리수를 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정윤섭기자 tjdan@yna.co.kr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