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령에 남북 교류의물꼬를 튼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에게 물심양면으로 각별한 배려를 쏟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입수된 북한의 주간 '통일신보' 최근호(3.19)는 '절세의 위인과 민족 기업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이 정 명예회장에게 쏟았던 믿음과 사랑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1998년 10월 정 명예회장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정주영 선생이다리를 불편하게 쓰는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됐는가"라고 걱정어린 안색으로 물어본 뒤 별도로 팔걸이의자를 마련토록 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2000년 8월 정몽헌 회장 일행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정 명예회장이앓고 있던 노인성 질환 치료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산삼을 선물로 보내줬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에 앞서 1999년 12월 김 위원장은 남북통일농구대회에 참석한 북측 인사를 통해 정 명예회장에게 산삼 10뿌리를 전달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두차례에 걸쳐 산삼을 전달하면서 정 명예회장의 건강을 직접 챙긴셈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가는 기업 활동으로 애국애족한다"면서 남북경제협력에 나선정 명예회장을 적극 격려했다. 통일신보는 정 명예회장이 80 고령에도 별탈없이 원기왕성하게 남북경제협력 사업에 정열을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김 위원장의 애정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정 명예회장에 대한 애정은 그의 사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2001년 3월 21일 정 명예회장이 폐렴으로 인한 급성호흡기 장애로 운명하자, 분단이후 처음으로 항공 조문단을 서울로 보내 자신의 명의로 된 화환을 고인의 영전에 바쳤다. 조문단이 방문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 서재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고, 응접실에는 김 위원장이 선물했던 소나무와 학을 그린 수예품이 걸려 있었다. 김 위원장은 또 2003년 사망한 정몽헌 회장에게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등에서 조전을 보내고, 금강산에 추모비를 세우도록 하는 등 정주영 일가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정 명예회장이 건설을 추진했던 체육관이 완공되자 '류경정주영체육관'으로 이름 부르도록 하는 등 정 명예회장이 민족의 화해와 협력에 공헌한 삶을 기억토록 했다고 통일신보는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