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예비후보 여론조사에서 인기도 1위를달리고 있는 고 건(高 建) 전 총리가 대북경협과 북핵문제의 연계론을 제기, 조심스럽게 `제목소리 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고 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이 주최한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 초청 포럼'에 참석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 도전 여부 등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국가를 위해 좀더 봉사하라는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있으라고 하더라" "그런 질문이 나오면 대답은 안하고 웃으려고 했다"며 피해 나갔다. 그는 `정치 얘기를 너무 안하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느냐' `1등이면 기분은좋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 공세에 대해서도 "그래도 그냥 웃기만 하련다" "백수가 무슨 얘기를 하느냐"며 웃어 넘겼다. 고 전 총리는 그러나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의 그와 달리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핵무장한 북한과는 절대로 공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지 않고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대북경협을 북한 핵문제와 연계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참여 정부'의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그가 비록 조건부이지만 현정부의 입장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목소리를 낸 것. 이번 연설을 위해 고 전 총리는 유종하 전 외무장관과 박수길 전 유엔대사 등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사전에 예상 질의 응답도 분석하는 등매우 치밀히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대북 비료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연설에서 말한 대로"라며 북핵문제와 조건부로 연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는 "미니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려고 한다"고 말해 곧 정치행보가 시작되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낳고 있다. 고 전 총리는 그러나 이날 강연을 대권행보의 시동으로 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운듯 "작년에 중국에서 한ㆍ중ㆍ일 심포지엄에 참석해 강연을 한바 있다"면서 "오늘강연은 시작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의 영입설에 대해서도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못을 박았고, 출국 날짜가 공교롭게도 1년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3월12일이란 점에 대해서도 "그게 그렇게 되나"로 받아 넘겼다. 고 전 총리는 "공직에 있다 나와서 이런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전제, "내 스스로 아직은 해금이 안됐다"면서 "아직은 국내에서는 (강연 등의 활동을) 안한다"고 말했다. 고 총리는 오는 6월 중국에서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포럼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보스턴=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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