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15일 정부 수립이후 처음으로 도입한 팀제와 관련, 조직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우선 관료조직의 대명사이자 `통치부서'로 통하는 행자부를 타깃으로 삼아 민간조직에서조차 정착시키기가 쉽지않은 고객서비스와 성과평가에 바탕을 둔 팀제를 전면도입키로 했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도입한 팀제는 과를 팀으로 바꾸거나 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한, 무늬만 팀제인 사례가 대부분이었고 계급중심의 다계층조직을허물고 성과와 책임위주의 수평조직으로 전면 개편을 시도한 사례는 이번이 사실상처음이다. 이 때문에 다른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검찰, 경찰, 군까지 향후 진행사항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면서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기업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팀제 도입으로 팀워크를 바탕한 전통적인 정부조직의 내부결속을 깨뜨려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계급 계층구조 파괴..정부조직내 '경쟁' 도입 행자부의 이번 조직혁신은 기존의 1직위 1직급 원칙을 파괴함으로써 관료조직의특징인 계급중심의 다계층 조직 문화를 허무너 계기가 될 전망이다. 원하는 자리를 가려면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냉정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이번에 본부장에는 1∼3급, 팀장은 2∼5급까지 공모할 수 있는 직급에 탄력성을부여하고 팀원은 직급 구분없이 충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연공서열 중심의 직급구조를 파괴하고 능력위주의 적재적소 인력운용을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사무관, 서기관 등 200여명에 이르는 중간관리층의 실무인력이 일시에 팀원으로 전환, 현장 실무인력의 증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영교 행자부 장관의 설명처럼 팀 단위 목표관리와 성과관리시스템을 연계함으로써 다계층 구조하에서 불가능했던 성과측정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슈퍼 팀장' 발탁, 최대 관건 이번에 도입된 팀제는 팀원이 20-30명인 대팀제가 기본이다. 이에 따라 팀이 대부분 1명의 관리자가 통솔할 수 있는 범위인 7∼8명을 3-4배나 상회함에 따라 조직원 관리가 쉽지 않고 조직원의 관계도 종전의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경쟁관계로 바뀜에 따라 조직 구성원 간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팀장이 팀원과 1대 1로 상대해야 하는 체제가 되기 때문에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조직보다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조직 내부에서 능력과 함께 리더로서 자질을 갖춘 팀장을 발굴하는 것이 팀제 전면 도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고 어느 면에서는 슈퍼팀장이 되지 않으면 안되기때문이다. ◆중견간부 박탈감 해소 등 보완책 필요 이번 팀제에서 중견간부들의 박탈감 해소도 성패를 좌우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직 국장과 과장의 경우 팀원으로 전환되면 간부로서 갖고 있던 자긍심을 잃게돼 오히려 평소의 능력조차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거나 팀의 화합이나 목표달성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동기부여가 이뤄졌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능력의 편차가 크다는 것은 너무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본부-팀제 도입이 성공하려면 팀원들이 모두 합리적이고 성취지향형 인간으로 구성돼 민간조직보다 철저한 평가체제 도입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공무원들이 이런 유형으로 이뤄져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팀제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하지만 경쟁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팀간 협력체제 구축이 쉽지 않다는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조직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면 조직 구성원들간에 신뢰감을 형성하고 장기적인 경력관리를 할 수 있는 인사관리시스템 마련 등 보완책도 뒤따라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팀제 도입은 성공하면 정부 혁신모델의 표본이라는극찬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실패하면 육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대수롭지 않은 파도처럼보이지만 일단 도달하면 극심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쓰나미'로 변할 수 있다"며"정부 최초로 시도하는 조직혁신인 만큼 확실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