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구해낸 '386의 힘'
10일 실시된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예비경선에서 고전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송영길(宋永吉) 의원을 구해낸 것은 `386세대' 선후배 의원들의 끈끈한 연대와 열성적인 지원이었다.
초.재선그룹의 대표격으로 송 의원이 출마하기로 합의되자 김부겸(金富謙) 김영춘(金榮春) 이종걸(李鍾杰) 임종석(任鍾晳) 우상호(禹相虎) 의원 등은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자임하며 선거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예비경선이 임박한 시점에 흘러나온 한 여론조사에서 송 의원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386세대 의원들은 하루 100통 이상씩전화를 돌려가며 동료 국회의원과 중앙위원, 상무위원 등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막판 급상승을 통한 안정적인 `컷오프' 통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지원에 나선 5명의 의원들이 대부분 동료 정치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있고 나름대로 대중적인 지지와 긍정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어서 선거운동의 파괴력이 컸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김부겸 의원이 2001년과 2004년 정치부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백봉신사상을수상했고, 김영춘 이종걸 임종석 의원 등도 `베스트 신사의원'에 단골로 뽑힌 재선그룹이어서 이들에게는 `4인의 신사들과 초선 우상호'라는 닉네임도 붙었다.
이들은 이번 경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부터 자연스러운 합의를 이끌어내 `협력과 경쟁'의 좋은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당초 서울대 76학번으로 좌장격인 김부겸 의원의 출마가 유력했으나, 김 의원이지도부가 되기보다는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겠다면서 방향을 바꾸자 송 의원이 출마키로 했고, 막내격인 임종석 의원이 양보하는 모양새가 이뤄졌다.
이들이 정치권에서 보여주고 있는 끈끈한 연대는 70, 80년대 학생운동을 함께이끌면서 형성된 것이다.
김부겸 의원은 70년대 후반 유신반대투쟁을 시작으로 3차례 투옥된 경험이 있고,이종걸 의원은 민변 소속 변호사로서 여성과 인권문제 해결에 앞장섰으며, 송영길김영춘 우상호 임종석 의원 등 4명은 80년대 중.후반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의장 등을 지내면서 학생운동을 함께 이끌어온 사이. 우상호 의원은 "나중에는 서로 경쟁도 하겠지만, 80년대를 함께 고민하며 살아온 사람들로서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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