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진출자 보다 탈락하는 후보 2명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높았던 10일의 열린우리당 지도부 예비경선에서 신기남(辛基南) 임종인(林鍾仁) 후보가 원치않는 뉴스메이커가 되고 말았다. 여당 관계자들은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고 두 후보의 탈락이 확정되자 대체로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두 후보의 경우 `컷오프' 통과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는 당내계파의 지지와 지역적인 기반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이 최대 패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각 후보진영에서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최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던 점은 이를 반증한다. 구(舊) 당권파 소속으로 당 의장까지 지낸 신기남 후보의 예선탈락은 그의 `이름값'에 견주어 볼때 이번 경선의 최대 이변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권파의 핵심관계자 상당수가 문희상(文喜相) 후보 진영에 가담해 신 후보의 처지는 사실상 `단기필마'나 마찬가지였다는 지적이다. 당권파의 리더인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이 신 후보의 출마를 말렸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도 신 후보의 발목을 잡은 측면이 있다. 서울이 지역구인 신 후보는 당초 출신지인 호남 지역과 지난 대선과정에서 인맥을 구축한 영남 지역에서의 선전을 자신했지만, 결과는 자신의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호남지역에서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염동연(廉東淵) 의원이, 영남 지역에서는김두관(金斗官) 의원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기댈 언덕이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당 의장 사퇴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선친의 친일 의혹도 신 후보의 탈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종인 후보의 경우는 그야말로 `혈혈단신' 출마였다. 강경 개혁파로 분류되지만 재야파나 참여정치연구회 등 당내 계파에 소속되지 않았고, 전북 출신이지만 지역구는 경기 안산으로 지역적 기반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기 때문에 예고된 탈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두 후보가 이른바 `범개혁진영'에 포함된 점도 예선 결과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 많다. 재야파와 개혁당 그룹 소속 후보의 경우 `개혁 대 실용'이라는 노선투쟁을 통해자연스럽게 `개혁연대'가 형성됐지만 두 후보는 개혁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진영의 `조직표'를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당의 한 핵심 의원은 "개혁당 성향의 유권자들은 3표를 김두관, 유시민, 김원웅후보에게 몰아주는 경향을 보인 것 같고, 재야파는 장영달 의원을 확고하게 밀었다"며 "실용주의 노선의 유권자들은 문희상, 염동연, 한명숙 의원에게 표를 나눠줬기때문에 득표기반이 없는 신 후보가 고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