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공직자 중 75.3%가 지난해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는 재산공개 대상인 행정부 1급이상 공직자 5백9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말 현재 재산변동 내역을 신고받은 결과 재산이 늘어난 공직자는 1억원 이상 증가자 87명을 포함,모두 4백47명에 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주요 재산 증가이유는 본인과 배우자 소유의 부동산 매각차익,급여 저축,전 직장 퇴직금 수령 등이었다. 반면 재산이 줄어든 공직자는 1백47명(24.7%)에 불과했다. 이런 고위공직자의 재산 증가는 지난해 최악의 경기침체와 실업난으로 국민 상당수가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재산증식 1위는 홍석조 인천 지검장=이번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홍석현 주미대사 동생인 홍석조 인천지검장(사시 18회)이다. 검찰직급의 꽃으로 불리는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무려 81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산 증식에 성공,재산증가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홍 지검장은 총 재산액이 2백74억여원으로 행정부 1급이상 5백94명 공직자 가운데 가장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지검장이 재산을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주식상속덕분.그는 현재 보광그룹 계열의 휘닉스피디이 주식 28만5천주를 부친인 홍진기 전 법무장관(전 중앙일보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주식(2백61만5천주)의 약 10%에 해당하는 것으로,최대주주 4명 중 1명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중반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뒤 주가가 액면가(5천원)대비 9배가량(지난해 종가 4만2천5백원) 폭등,6개월 동안 모두 1백6억5천여만원의 평가차액이 발생했다. 홍 지검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이며 동생인 석준씨는 삼성SDI 부사장,외교관 출신인 막내동생 석규씨는 현재 보광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공직자와 자치단체장 재산증감 현황=노 대통령은 작년말 현재 재산총액이 7억3천4백85만원으로 1년간 5천8백16만원이 늘어났다고 신고했다. 이해찬 총리는 본인 저축과 열린우리당 창당비용 대여금 회수 등으로 작년 한해 3천11만원이 늘어 총재산액이 7억7천86만원이 됐다. 국무위원도 재산을 공개한 15명 중 10명은 재산이 늘어났다. 장관들의 재산 증가사유로는 봉급 저축이 가장 많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윤광웅 국방부,정동채 문화관광부,이희범 산업자원부,김대환 노동부,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월급을 아껴 재산을 늘렸다고 신고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지난해말 현재 재산총액이 1백86억6천6백80만8천원으로 1년전에 비해 2억8백84만1천원이 줄어들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전세금과 선거비용 사용 등으로 지난해 1천2백93만원이 줄어들었으며 김진선 강원도지사 역시 본인 및 자녀 예금감소 등으로 4백61만원이 줄어든 4억6천7백69만9천원을 신고했다. 반면 박광태 광주시장은 본인 저축 및 채무 감소 등으로 지난해 총재산이 1억7백88만3천원으로 늘었다. 김철수·이관우·이태명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