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과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가 중국을 동시에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송 차관보와 힐 대사간의 중국 회동은 없으며, 두 사람은 따로 따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 등 중국의 대북채널을 두루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중 3자회동은 없지만 한-중, 미-중의 삼각회동은 이뤄지는 셈이다. 삼각회동은 어떻게 하면 북한을 설득해 6자회담 장(場)에 끌어낼 지에 초점이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이후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6자회담 재개가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장관회담에서 6자회담 틀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방안을 재확인했으며 중국도 6자회담을 통한 해결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이후 미국의 6자회담 의지는 더 강해진 듯 하다.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5일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는 없든 이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그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로 발탁된 이후 첫 대면이 될 송민순-우다웨이, 힐-우다웨이간의 삼각회동은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주목된다.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일정과 관련, 베이징-평양간 고려항공이 화, 토요일에만운행되는 점을 감안할 때 19일 또는 22일 설(說)이 나오고 있지만 그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송 차관보와 힐 대사는 중국 측에 지난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중단' 발표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6자회담 해결기조를 유지키로 했다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의 결과를 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6자회담 주재국이면서 북한의 우방인 중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며 북한이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하도록 더욱 `강력한' 역할을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특히 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와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는말을 삼가고 집권 2기의 부시 행정부가 대북 유화책을 보이는 등 `꽤' 신경을 썼는데도 불구, 북한이 `핵무기 보유 선언'으로 대응하고 나온 것에 대해 강한 유감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해 예의주시한다면서도 아직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 통제를 받는 중국의 언론매체가 이례적으로 북한 비판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당국은 북한의 돌발행동에 상당히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내의 이런 분위기가 중국의 대북 압박으로 이어질 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왕 부장의 방북을 통한 대북 설득 여부가 향후 중국 외교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북한을 설득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대북 압박이 유효한카드냐는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 보유선언'을 한 북한의 결심이 종전과는달리 매우 강경한 것도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에 중국측을 통해 북한에 대북 메시지는 전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메시지를 전할 경우 "남한이 조급해 한다"고 오판할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의도는 왕 부장의 방북 이후에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보인다"면서 "그에 앞선 한-중, 미-중 실무협의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lye@yna.co.kr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