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대표 2기 체제 출범 이후 한나라당 내부에서 노선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내 온건보수 중도노선을 지향하는 의원들이 적극적인 역할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한나라당내 의원모임인 `국민생각(회장 맹형규)'은 17일부터 사흘간 제주도에서숙박토론회를 갖고 당 운영 및 정국대응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여 작년 한해동안의활동을 평가하고 새해 활동계획에 대한 의견수렴 작업을 벌인다. `국민생각'은 이날 `중도세력'을 자임하는 서경석(徐敬錫) 업코리아 대표를 초청, `한나라당의 변화와 중도세력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종합검진'을 받았다. 서경석 대표는 강연에 앞서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서 제1야당으로서 보수세력의대변자임을 자임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매섭게 비판을 가했다. 서 대표는 첫번째 문제점으로 `위기의식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은 반사이익만으로도 충분히 집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관측이 금년 재보선까지는 맞을 수 있어도 그 이상은 결코 아니다. 차기 대선에선 반사이익만으로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보수세력의 대변자가 되는 것만으로는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면서 "4.15 총선 시기만 해도 환골탈태를 약속했지만 요즘엔 개혁의지는 다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며 한나라당의 `우편향'과 `강경보수 회귀'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은 만년 보수야당으로 있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중도의 바다에서 열린우리당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서대표는 열린우리당 이철우(李哲禹) 의원의 과거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 지난 연말 4대입법 협상과정 등을 거론하면서 "한나라당은 상생정치를 위해 적극적인대안을 내기보다는 발목이나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정당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 대표는 4대 입법 협상과정을 거듭 거론, "한나라당은 대안이 없거나 여당 의견에 대한 수정의견을 내는 정도에 그쳤지, 철학을 갖고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면서 한나라당이 추진할 과제로 ▲부패와의 전쟁과 공기업의 투명성 확보 ▲투명경영과 노동자 이기심 억제를 위한 캠페인 등을 주문했다. 서 대표는 박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 "내부적으로 노선 차이나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당을 떠나라든가 하는 식으로 감성적인 공격을 하는 것을 옳지 않다" "당을 중심으로 의원들의 힘을 묶어내는 역량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초청강연을 마친 뒤 `국민생각'은 밤샘토론을 통해 당의 `중심세력'으로서당개혁에 앞장서기로 의견을 모으고 특히 박 대표가 추진하는 당명 개정, 당쇄신 작업에 대해 ▲단순한 개명이 아닌 실체적 내용을 담은 당개혁 프로그램 마련 및 실천▲국민과 함께 하는 당개혁, 정치개혁 주도 등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생각의 이같은 입장정리는 박 대표 `조건부 지지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최근 당직개편 이후 박 대표가 당내 소장개혁파 및 보수세력으로부터 동시에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생각'이 박 대표 당내 후견세력을 자임하고 나섬에따라 향후 한나라당 내부의 역학관계 및 대여협상, 정국대응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제주=연합뉴스) 안용수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