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안팎에서 나돌았던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의 교체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종전과는 달리 이번 교체설에는 무게가 실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번 교체설의 배경과 관련, 부시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2기 내각 외교.안보 진용을 거의 마무리한 만큼, 그에 맞춰 우리 정부도 새 인물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한 대사 본인이 일찍부터 `귀거래'(歸去來)의 뜻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전했던 데다, 지난 20일 칠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명예롭게 물러날 때를 맞은 게 아니냐는 것.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주미 대사가 교체되느냐'는 질문에 "한 대사 본인이 이제할 만큼 했으니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대사는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해 4월 초대 주미 대사로 부임, 지금까지1년 7개월을 재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는 주미 대사의 후임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문정인(文正仁) 동북아시대위원장이 후임으로 거론하고 있으나 노 대통령이 이들을 주변에 두고 싶어해 당분간은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외교부 직업 외교관 중에서는 최영진(崔英鎭) 차관과 장재룡(張在龍)전 프랑스대사가, 정치인 중에서는 열린우리당의 유재건(柳在乾.국회 국방위원장).정의용(鄭義溶) 의원이 가시권에 있으며, `제3의 인물'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적절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 한 대사가 유임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시점에 교체가 기정사실화되었던 김하중(金夏中) 주중대사의 경우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또 다시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교체를 전제로 한때 유력하게 거론됐던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은 외교.안보 부처 일각에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 대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정부 시절인 2001년 10월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3년 2개월을 재직, `최장수 대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종일(羅鍾一) 주일대사도 올해 3월 부임한 만큼 그대로 자리를 지킬 전망이며,김재섭(金在燮) 신임 주러시아 대사는 25일 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곧 현지로 부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