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의 면직동의안'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퇴장 속에 여당 단독으로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것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9일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과 4대 법안 등을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처리를 시도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도 연내 처리 입장을 거듭 확인,정기국회 막판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정당한 처리"=열린우리당은 두 사안의 상임위 통과에 대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처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부영 의장은 "한나라당이 정무위에서 일방적으로 퇴장한 것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묵인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퇴장한 것이지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최 처장의 면직동의안 처리와 관련,"국회 예산정책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기획조정위원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나 최 처장 면직동의안 모두 한달 이상의 충분한 토론을 거친 것으로 야당도 내심으로는 표결처리에 공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법안'처리 추진을 의식,한나라당을 자극하는 발언은 가급적 삼가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4대법안 물리력으로 막겠다"=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은 일제히 '위급한 상황이 올 것''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여당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또 처리 강행 배후로 청와대와 여당내 일부 강경 의원들을 지목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은 한나라당과 재계,시민사회가 제시한 대안을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수의 힘만 믿고 공정거래법안 처리를 강행했다"며 "4대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나라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는 행동을 할 때 위급한 상황이 온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무리수를 두면 물리적으로라도 막을 수밖에 없다"며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국회가 파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장관,열린우리당내 몇몇 강경의원들이 여당의 합리적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