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장기 공전에 이은 상호 공방으로얼룩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가 14일 `상생의 정치 실현'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종교계 연합단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산하 서울평화교육센터(이사장 김성곤.金星坤)가 이날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상생정치 실현을 위한 심포지엄'에 나란히 참석해주제발표를 했다. 그러나 두 원내대표는 `상생'에 대해 동떨어진 이해와 접근방법을 보여 이후에도 여야의 대립과 갈등을 딛고 상생으로 가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천 원내대표는 상생의 개념과 관련, "상생은 소수파에 대한 존중을 뜻하지만 소수의 지배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민주주의는 소수의견도 존중하지만 궁극적인 결정은 다수결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라며 "상생이 낡은 시대의 잔재와 기득권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라면 이는 `상사(相死)'나 `공멸'이라고 부르는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상생은 너와 나의 보완적 관계 차원을 넘어 국리민복과 번영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목적과 과정이 다 정당해야 상생이지, 발목을 붙잡고 나라와 겨레의 진운을 가로막는 상생은 야합이고, 역사를 거스르는 퇴영일 뿐"이라며강조점을 달리했다. 두 원내대표는 여권이 추진중인 `4대 개혁입법'의 처리 방식을 놓고도 현격한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천 원내대표는 "뉴스를 보니 야당이 (4대 입법의) 대안을 확정하고 협상에 나설것이라는데 그것을 보고 `그럼 그렇지. 여야가 대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국회 운영에 있어서 야당을 존중하는 가운데 끈질기게 대화하고 토론하며 유연한 자세로 합리적 타협을 이끌어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상생은 국민화합과 국력의 극대화를 목표로 해야 하나,지금 여당이 관철시키려 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나 언론관계법 개정 방향이 과연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냐"고 반문하고 "민생의 `민'자도 들어있지 않은 4대 개혁입법안을 통해 미움과 차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려 하면서 상생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천 원내대표는 "야당도 무책임한 이념 및 정치공세를 자제해야 한다"는 일침을 잊지 않았지만, 김 원내대표는 "화해나 상생은 정부와 여당이 먼저 청해오는게올바른 순서요, 정도"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두 원내대표의 주제발표 이후 토론에 나선 우리당 김성곤(金星坤) 의원은 "여야간 싸움이 계속되는 이유는 여야 모두 자기주장을 절대화하기 때문"이라며 "여야가서로 상보적 관계로 전체적으로는 하나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나라당 박세일(朴世逸)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을 두고논란이 많지만 헌재결정을 갈등과 분쟁해결 기준의 하나로 인정하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법치주의 존중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의원은 "서로를 사라져야 할 청산대상으로 보는 뿌리깊은 불신이야말로 여야간 상생을 가로막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며 "겸손한 승자,아름다운 패자가 상생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이룩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당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우리당은 개혁에 대한 조급증에 빠졌고 한나라당은 우리당의 개혁드라이브를 견제하지 못할 경우 버림받은 정당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며 여야 양쪽의 자성을 촉구하고 "원만한 여야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여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중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중진역할론'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중배기자 jamin74@yna.co.kr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