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파행사태가 12일째를 맞고 있는가운데 여야는 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함으로써, 주초가 대치정국 해소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7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날 오전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국회의장실에서 회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방안을 논의했다.

정기국회 법정 종료일(12월9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조속한 국회정상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4대 개혁입법 합의 처리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한나라당 폄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토록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4대 입법'을 강행처리 않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이런 요구에 대해 "야당과 협의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언급했지만, `합의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약속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당은 이날 상임중앙위 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국회 정상화 시점이오는 10일을 넘겨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국회 자체는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파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개혁의 첫째 원칙"이라며 "최소한이번주 초에는 반드시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상임중앙위회의 브리핑에서 "국민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수요일(10일)을 넘겨서는 예산안 심의 등 국회운영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이라면서 "수요일을 넘긴다는 것은 예산과 법률안 처리의 졸속을 방치한다는 것이어서 단독국회에 대한 압박이 강하게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지만 협상의 진짜 쟁점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의 등원시한 제시에 대해 "이 총리의 망언과 집권당의 행태는 4대 입법을 강행하려는 의도"라며 국가보안법 폐지 등 여권의 4대 입법안 저지에 당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당이 `등원시한'으로 정한 10일에 `민생파탄 국민대토론회'를 열어 정부의 `실정'을 추궁하기로 결정, 국회정상화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행정부를 보좌하는 이 총리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모독하고 의원에게 폭언을 했다"며 "한나라당 전체 의원의 공감대가 먼저이고 의원의 합의없이는 (정상화 문제를) 결정할 수 없다"며 당내 합의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한나라당은 무엇을 해도 끝을 못 봤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가시적 성과를 얻을 때까지 국회정상화에 협력할 뜻이 없음을 사실상 분명히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우리의 이 총리 파면 요구에 묵묵 부답하고 있다.

국정쇄신을 하라는 것인데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오만하게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집권당의 행태는 야당의 기를 꺾어서 4대 분열법을 밀어붙이려는 속셈"이라며 "한나라당은 모든 목표를 4대 분열법을 저지하는 데 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대변인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이 총리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특정정당의 단독 국회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당은 이날 국회 과기정, 산자, 보건복지, 건교위 등 일부 상임위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간담회 형식으로 열어 소관부처의 새해 예산안 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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